IFA 2026 참관객들이 LG전자가 선보인 '가전 오케스트라'를 관람하고 있다. 2026. 9. 4/뉴스1황진중 기자
올해 가전·정보기술 전시회(IFA 2026)에 참여한 기업들은 가전을 조작하는 수고를 줄이고 사람의 일을 보조하는 기술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인공지능(AI)은 사용자의 일정과 생활 습관을 파악해 필요한 일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로봇은 가사와 작업 보조 가능성을 구체화했다. 전기차와 스마트 안경, 외골격 웨어러블의 등장은 가전 산업이 집 안팎의 생활 전반으로 확장하는 모습을 잘 보여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서 오는 8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IFA 2026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시한 AI홈, 로봇의 물리적 작업 능력, 이동수단과 스마트 기기의 연결이 두드러졌다.
전시회에 참여한 가전 기업들은 사용자가 직접 판단하고 기기를 조작해야 하는 일을 줄이는 데 기술 개발의 초점을 맞췄다.
LG전자가 AI홈 실행형 에이전트 '씽큐 클로'를 IFA 2026에서 공개했다. 2026. 9. 5/뉴스1 황진중 기자
생활을 파악하는 AI홈…LG·삼성, 연결의 쓰임새 구체화
LG전자는 실행형 AI 에이전트 '씽큐 클로'를 처음 공개했다.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으로 귀가 의사를 전달하면 도착 시간과 평소 선호하는 실내 온도를 고려해 에어컨·공기청정기 가동을 제안하고, 사용자가 승인하면 실행하도록 설계했다.
가족 일정과 식습관을 반영해 메뉴를 추천하고 조리 설정을 오븐에 전달하는 활용법도 제시했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실사용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최성민 삼성전자 독일법인 CE리테일 담당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 헬스와 스마트싱스를 연동해 이용자의 운동 상황에 맞춰 주거 환경을 조절하는 ‘액티비티 어웨어 홈’을 소개하고 있다. 2026. 9. 5/뉴스1 황진중 기자
삼성전자는 TV·가전·모바일·웨어러블을 연결한 'AI 리빙'을 선보였다. 냉장고가 파악한 식재료 정보를 메뉴 추천에 활용하고, 갤럭시 워치에서 측정한 운동 정보를 TV 화면으로 확인하는 기능을 소개했다. TV에 적용한 '비전 AI 컴패니언'은 시청 중인 콘텐츠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관련 정보를 추천한다.
두 기업은 기기를 연결한 뒤 사용자에게 어떤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일정과 식재료, 운동 정보가 가전 작동과 서비스 추천에 활용되면서 AI홈이 일상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소비와 설치 공간을 줄이는 기술은 이런 변화의 실용성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호미'를 활용해 가전·냉난방 설비와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를 연동하는 에너지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핏 앤 맥스' 제품군은 제한된 설치 공간에서 용량과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유럽 에너지 효율 A등급의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70% 줄이도록 설계한 세탁기를 전시했다. 아직은 개발 단계 모델로 최종 사양과 상용화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가전 자체의 효율 개선과 집 전체의 전력 관리를 함께 제시한 것은 AI홈의 효용을 생활비 절감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LG전자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전시관에서 홈로봇 'LG 클로이드'가 가전을 지휘하는 형태로 연출한 'LG AI 가전 오케스트라'를 선보이고 있다. 2026. 9. 5/뉴스1 황진중 기자
휴머노이드·웨어러블 부상…사람의 일을 돕는 기술로
휴머노이드 로봇은 올해 IFA에서 눈에 띄게 존재감을 키웠다. LG전자는 홈로봇 '클로이드'가 여러 가전을 지휘하는 'AI 오케스트라'로 가전과 로봇을 결합한 AI홈 구상을 표현했다. 가전의 작동을 조율하는 AI와 직접 물건을 다루는 로봇을 연계해 가사 부담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보인다.
국내 로봇 기업 뉴로메카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전시관에서 여러 개의 로봇팔을 활용해 작업하는 휴머노이드형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2026. 9. 5/뉴스1 황진중 기자
중국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과시했다.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격투와 여러 로봇의 태극권 시연은 균형 유지와 관절 제어 능력을 보여줬다.
유닉스AI와 뉴로메카는 주방과 작업대를 활용해 컵·식기 등 물건을 다루는 작업 보조 방안을 제시했다.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판단을 물리적 행동으로 옮기는 '피지컬 AI'의 활용처가 가정과 작업 현장으로 구체화되는 흐름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서 FRT로보틱스 관계자가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 네오’를 착용하고 생수 상자를 들어 올리고 있다. 2026. 9. 4/뉴스1 황진중 기자
착용자의 움직임을 돕는 외골격 웨어러블은 로봇의 또 다른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HEAD는 보행·등산을 보조하는 제품을, FRT로보틱스는 배터리 없이 작동하는 작업 보조 제품을 선보였다.
사람의 일을 대신 수행하는 로봇과 사람이 일하거나 이동할 때 힘을 보태는 장치가 함께 등장하며 활용 목적이 세분됐다. 이들 제품의 확산 과정에서는 실제 사용 환경에 대한 검증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가사 로봇은 물건의 위치와 주변 상황이 달라져도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웨어러블은 보조 성능에 더해 무게와 착용 편의성, 충전 부담이 지속적인 사용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스마트 안경까지…집 밖으로 이어진 연결 경험
모빌리티 분야에선 집 안에서 활용하던 연결 기술을 이동 공간으로 확장하는 시도가 이어졌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가전과 전기차를 연결하는 생태계를 제시했고, 폭스바겐과 쿠프라는 전기차를 전시했다.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까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배터리, 센서를 결합한 생활 기기로 소개했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전시장에 마련된 쿠프라의 전기차 '라발' 보닛 위에 차량 맞춤형 AI 안내 시연에 사용된 메타의 '레이밴 메타' 스마트 안경이 놓여 있다. 2026. 9. 4/뉴스1 황진중 기자
쿠프라의 전기차 '라발'과 '레이밴 메타' 스마트 안경을 연계한 시연은 이런 연결의 용도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사용자가 차량의 버튼을 바라보며 기능을 물으면 안경이 확보한 시각 정보와 차량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답하도록 구현했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사물과 주변 상황을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AI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IFA에서 제시된 기술을 바탕으로 AI가 생활 정보를 이해하고, 가전과 로봇이 필요한 일을 수행하는 연결 구조가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급 속도는 이 같은 기능이 실제 가정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고 사용자의 수고와 비용을 줄여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올해 IFA는 AI홈과 로봇, 모빌리티가 사용자의 일상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구체화한 전시회로 평가된다"며 "기기 간 연결과 자동화가 가사 부담과 에너지 비용을 얼마나 줄여주느냐가 향후 제품과 서비스의 확산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