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쏟아낸 달러에 환율 1340원대…"1300원 간다" vs "4분기 반등"

경제

뉴스1,

2026년 9월 07일, 오전 06:05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2026.9.4 © 뉴스1 김명섭 기자

달러·원 환율이 지난주 장중 1340원대로 내려오면서 추가 하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기업의 주주환원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겹친 데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조달한 달러까지 외환시장에 공급됐다. 여기에 엔화 강세와 달러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환율은 연초 대비 90원, 최근 두 달 동안 250원 넘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강한 기업발 달러 공급을 최근 환율 급락의 주요 배경으로 꼽으면서도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일시적인 공급 우위가 이어지고 엔화 강세까지 더해지면서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잦아든 뒤 대미 투자와 서학개미 등의 구조적인 달러 수요가 다시 부각되면 4분기에는 1370~1400원대로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야간 거래 중 1345.0원까지 내려갔다. 2024년 10월 8일 장중 기록한 1344.6원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7월 1일 고점인 1599.2원보다는 254.2원 급락했고,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대비 종가끼리 비교하면 91.4원 낮아졌다.

주주환원에 달러 더 풀리자…"환차손 볼라" 서둘러 매도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이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흐름과 맞물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가 외환시장에 풀리면 환율을 끌어내리는(원화 가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최광혁 LS증권투자전략실장은 "환율이 이 정도까지 내려온 것은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 영향이 제일 크다"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나오면 보통 기업은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이어진 SK하이닉스의 ADR 관련 달러 공급 물량에 지난달 발표된 주요 대기업들의 주주환원에 따른 환전 수요까지 겹친 것이 최근 환율 급락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환율 하락이 달러 매도세를 키우고, 하락한 환율이 또다시 추가 달러 매도를 부추기는 순환 구조 역시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 실장은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다 보니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예상보다 많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달러를 나중에 팔수록 원화 환산액이 줄어들 수 있어 서둘러 매도에 나선 상황으로 보인다.

달러 수요가 사라졌다기보다 일시적으로 달러 공급이 수요를 웃돈 국면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적 달러 수요에 해당하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와 개인의 미국 주식 매수가 최근에도 계속됐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도의 경우 상반기보다 규모가 크게 줄어 공급 우위의 수급 여건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기업발 달러 공급을 감안해 환율 단기 하단은 1300원대 초반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엔화 따라 1300원 접근?…"연말엔 대미투자 환전" 예상도
환율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국내 외환시장을 둘러싼 대외 여건에도 주목했다. 특히 국내 기업의 달러 매도에 약달러 추세·엔화 강세가 더해지면서 원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일에도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엔화 강세가 나타나자, 원화는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가 동반되면서 원화는 추가 강세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의 정책금리 인상 전망과 엔화 약세에 베팅했던 포지션의 청산 등을 근거로 엔화 강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기존에는 9월 말 1350원, 연말 1300원 수준의 환율을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1300원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반면 현재 달러를 매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연말쯤 대미 투자를 위해 다시 달러 확보에 나서면 환율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실장은 단기 환율 하단을 1340원 수준으로 제시하면서도 "4분기에는 오히려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의 주주환원 관련 환전 등이 이달 이후로 잦아들고, 대미 투자에 필요한 달러 수요가 부각되면 1370원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일시적인 수급 요인으로 환율이 조금 더 떨어질 수는 있다"면서도 "이후로는 반등해서 1400원 선으로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 연구원 또한 서학개미 투자, 기업 해외직접투자(FDI) 등 구조적인 달러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4분기 평균 환율을 1380원으로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발 달러 공급으로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지만, 이 같은 공급이 잦아든 이후에도 현재와 같은 원화 강세가 지속될 여지는 구조적으로 크지 않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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