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모가미에 밀렸던 '韓 충남함'…호주 대신 美 시장서 '설욕전' 펴나

경제

뉴스1,

2026년 9월 07일, 오전 06:30

지난 25일 서해 중부 해상에서 실시된 해상기동훈련에서 충남함(FFG-Ⅲ, 3600톤)이 실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2025.3.2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정부가 해군의 신형 호위함 후보군으로 한국 충남급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 머무르던 1500조 원 규모 미국 함정 시장이 신조 분야로 확대될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 업체들이 고배를 마셨던 호주 신형 호위함 도입 사업에서 맞붙었던 일본 모가미급과의 '리턴 매치'가 예고된 점도 이번 소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소다. K-조선이 최대 방산 시장 진출과 함께 설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빠르게 건조해달라" 트럼프, 충남급 호위함에 눈독
7일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미 해군의 신형 호위함 도입을 위해 한국과 일본, 튀르키예 호위함 설계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 충남급, 일본은 모가미급, 튀르키예는 이스탄불급이 대상이다.

미 행정부는 군함 해외 건조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 줄 수 있느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달에는 '외국 업체가 미국 내 새 조선소를 짓거나 기존 조선소의 과반 지분을 확보하면 초기 2척의 함정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국가안보 대통령각서에 서명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 SK오션플랜트(100090) 등은 미 해군 정보요청서(RFI) 회신을 통해 충남함을 포함한 함정에 대한 설계 및 건조 역량, 스펙 등의 정보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급 호위함은 길이 130m, 폭 14.8m, 높이 38.9m의 3600톤급 호위함이다. 기존 인천급, 대구급의 뒤를 잇는 FFX 사업의 3단계(배치-III) 함정이다.

대공·대잠 능력이 크게 강화됐고, 국산 첨단 전투체계와 함께 4면 고정형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최초로 적용한 게 특징이다. 회전형 레이더와 달리 단 한 순간의 공백도 없이 360도 전방위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충남급은 지난 2024년 호주 호위함 수주전(SEA 3000 사업)에서 HD현대중공업이 내세운 함정이기도 하다. 한화오션은 FFX 사업 2단계(배치-II)에 해당하는 대구급을 제시했다. 하지만 두 함정 모두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모가미급 호위함에 밀려 사업 확보에 실패했다.

미국 사업에서 재차 맞붙게 된 셈인데 호주와는 사업 성격이 달라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호주군은 드론이나 무인기, 소형 보트 등을 탑재하고 대양 작전을 수행할 넉넉한 공간을 갖춘 함정을 원했다"며 "반면 미군은 대형 함정은 자국에서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라 이를 보조하거나 연안 작전을 수행할 고성능 중소형 함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호주에 제안한 모가미급 호위함의 배수량은 충남급보다 큰 4800톤급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관계자는 "해군의 작전 반경이 상대적으로 좁은 우리나라의 경우 배는 작지만 북한에 맞서야 하니 전투 능력은 우수하다"며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튀르키예 대통령 내외 주최 공식 환영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자료사진) 2026.7.8 © 뉴스1 이재명 기자

'美 투자' 한화, 고지 선점…의회 반대 변수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수주를 위한 국내 조선업계의 물밑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향후 30년간 1조 750억 달러(약 1450조 원) 이상이 투입될 미국 함정 시장을 선점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한화오션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현지에 한화필리조선소를 보유해, '미국 조선소에 투자한 해외 업체'라는 트럼프 대통령 조건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 부문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아직 현지에 조선소가 없는 HD현대중공업의 경우 투자 추진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국 의회의 반대는 넘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미 연방 하원은 지난 7월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한 전투함 구매 계약에 해군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수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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