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견·소형 건설사들뿐만 아니라 대형건설사 실적도 악화했는데, 공사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해외 수주도 기대에 못 미치며 어려움이 가중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날 실적을 발표한 삼성E&A도 2분기 영업이익이 26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8% 감소했다. 매출은 2조 6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2053억원으로 18.4%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분기 영업이익이 53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39%가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 872억원 순이익은 474억원으로 각각 16.4%, 211.1% 늘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부실시공 등 악재가 겹치며 손실 폭이 커진 것에 대한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인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2분기 성적표는 전반적으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GS건설은 앞선 HDC현대산업개발과 같은 이유로 올 2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GS건설은 지난해 2분기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전면 재시공에 대한 결산손실 5500억원을 일시에 반영하면서 4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건설업계는 원자잿값 상승과 더불어 인건비까지 급등해 예상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다 서울 입지가 좋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쌓이는 미분양에 분양 물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각종 비용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인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말 이후 3년 동안 26%가 올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금리 인상은 지속되고 있고 원가는 더 상승한데다, 인건비는 원가보다 더 올랐다”며 “서울 일부 지역만 상황이 좀 나을 뿐 조금만 벗어나도 수도권을 비롯한 지역은 여전히 분양이 안되고 있고, 그나마 서울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곳도 공사비 인상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삼중고를 겪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해외 수주 상황도 여의치 않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후폭풍으로 주요 발주처인 산유국의 발주 물량도 예전 같지 않다”며 “특히 해외 수주라고 함부로 할 수도 없는 게 2013년경 국내 건설 경기 악화로 건설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렸다가 저가 수주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은 경험이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