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장 마감이 있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24시간 돌아간다는 특징 때문에 계엄령으로 인한 타격을 가장 크게 받았다. 특히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사이트가 마비된 탓에 비상 근무에 돌입했음에도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 모두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기존 근무 인력에 추가 인원을 배치하며 비상 운영 체제를 가동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마감이 따로 없어 거래소들은 심야에도 상주하는 인력이 늘 있다. 하지만 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일 밤에는 비상사태 대응을 위해 인력이 추가로 동원됐다.
특히 지난 3일 오후 10시50분 경부터 업비트와 빗썸 두 거래소 모두 사이트가 마비됐다. 계엄령으로 인해 '패닉 셀(공포감에 자산을 매도하는 행위)'이 이어지면서 국내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33% 이상 낮게 거래되기도 했다. 오후 10시 56분 비트코인은 업비트 기준 8800만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가 15분 만에 해외 거래소와 비슷한 1억2000만원대로 복구됐다.
유례 없는 사태에 두 거래소 사이트는 접속부터 지연됐으며, 접속에 성공하더라도 매수와 매도가 체결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 또 원화 입출금도 정상 처리되지 않았다. 이에 두 거래소 인력은 서비스를 정상화하는 데 집중했다.
업비트는 3일 오후 11시 15분 "일시적인 트래픽 증가로 업비트 앱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는 공지를 올렸고, 약 1시간 17분 뒤인 4일 오전 12시 32분 서비스가 정상화됐다고 재공지했다.
빗썸은 업비트보다 빠른 3일 오후 10시 58분 홈페이지 및 앱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후 약 2시간 뒤인 4일 오전 1시 서비스가 정상화됐다고 안내했다.
거래소들은 금융당국과도 소통했다. 당국에서 별도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해 업비트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으나 당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두 거래소 모두 '철야근무'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원성은 이어지고 있다. 계엄령 선포 직후 가격 변동성이 클 때 접속이 막힌 탓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이번 계엄령 사태 때 순간적인 트래픽 증가도 견디지 못하는 모습에 국내 거래소에 실망했다"며 "해외 거래소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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