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텅 빈 상가, 과장광고에 속았다"…아클라우드 감일 소송 건 분양자들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4월 02일, 오전 05:02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경기불황과 공급과잉, 소비 방식의 변화로 상가 공실률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자 상가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 건설사를 대상으로 과장광고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아클라우드 감일 분양 당시 조감도. (사진=대우건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경기도 하남시에 선보인 대형상업시설 ‘아클라우드 감일’의 수분양자 A씨 등 19명이 지난해 대우건설을 상대로 분양대금반환 소송을 제기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진행중이다. 원고 측은 회사가 상가분양을 홍보할 당시 상가 집객력을 좌우할 유명 레스토랑·대형서점 등 시설이 입점될 것이라고 허위 과장광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재판 외에도 아클라우드 감일과 관련된 재판이 다수 진행 중이다.

아클라우드 감일은 대우건설이 처음 선보인 상업시설 브랜드 ‘아클라우드’의 첫 적용 상품으로 대우건설은 2021년 분양 당시 대형 SSM(기업형 슈퍼마켓), 키즈 파크, 대형서점, 테마 F&B 등 대형 앵커테넌트(핵심 임차인) 시설이 전체 면적 3분의 1 이상에 배치돼 집객력을 높일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SSM 대형마켓 한 곳을 제외하고는 일반인들에게 유명하지 않은 식당, 고양이카페 등이 입점했고 대부분의 상가는 여전히 공실상태다.

이와 관련해 원고 측은 대우건설이 상가 집객력이 높은 유명 서점 및 레스토랑이 입점할 것이라며 홍보했으나 결국 입점되지 않아 이는 허위 과장광고였다고 주장했다. 원고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정세의 최진환 변호사는 “상가에 다수 대형 브랜드가 입점된다고 하니 고객이 유입될 것을 예상해 원고가 분양을 결정한 것”이라며 “아직 입점되지 않은 곳이 많아 공실이 넘쳐나며 수분양자들은 관리비에 대출이자 부담을 지고 있으나 건설사는 발뺌하고 있다”고 했다.

아클라우드 감일 홈페이지 갈무리
원고 측은 또 상가 랜드마크로 홍보했던 주요 건축물이 시공 후 기존 도면과 상이해 분양사기를 당했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이 현행법(건축물분양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대우건설은 분양 당시 “세계적인 공간기획 전문설계사인 네덜란드 CARVE가 대형 체험형 놀이터, 이벤트광장 등을 디자인해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의 상업시설로 꾸며질 예정”이라고 홍보한 바 있다. 견본주택을 방문하는 고객들에 CARVE가 설계했던 싱가포르 창이공항 영상을 보여주며 ‘상가 내부에는 어린이들이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타워와 그네 등 특화시설물을 설치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원고 측은 “대우건설이 홍보했던 구조물은 아클라우드의 랜드마크이자 정체성을 상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며 “그러나 실제 조형물은 분양홍보 및 CARVE의 기본 도면과 달랐다. 단순히 어린이 놀이시설 조형물만 설치됐다”고 지적했다.

또 “대우건설은 모델하우스에서 ‘CARVE의 구조물은 성인들도 오르내리며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놀이시설로 상가 집객력의 핵심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는데, 해당 구조물은 안전 이유로 접근이 금지돼 놀이시설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면서 “이 시설은 애당초 어린이 놀이시설로 설계가 불가능했다”라고 꼬집었다. 당초 실내 놀이시설물로 계획한 아트리움의 경우 홍보 당시 수분양자들에게 공개된 도면과 실제 시공 모습은 상이하다.

CARVE가 분양 당시 설계한 것으로 알려지는 어린이 놀이시설(아트리움) 도면
실제 어린이 놀이시설(아트리움) 시공 모습
결과적으로 분양 자체가 기망행위와 착오를 유발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원고 측 입장이다. 최 변호사는 “요즘은 상업시설 내 유명 조형물이 집객력을 높이는 추세여서 놀이시설을 생각보다 중요시 여긴다”며 “원고들에게 상가 분양계약 체결에 관해 동기의 착오를 유발한 행위임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에 대우건설 측은 “분양광고 내용대로 설계, 시공했고 설치검사에서 합격해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조경은 상가 팜플렛의 내용과 거의 동일한 모습으로 조성됐고 아이들이 (시설물 주변을) 오가면서 놀 수 있는 구조를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또 “상거래 관행이나 신의칙에 비춰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회사 입장”이라며 “유사한 사건 1심에선 원고 패소했다”고 부연했다.

업계에선 “최근 부동산 분양시장 불황이 지속하며 상가 공실도 느는 추세”라며 “부실공사 및 계약내용 미이행 등 문제도 늘고 있어 계약취소나 분양대금반환소송이 증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