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대출 흐름 놓쳐…화 부른 토허제 해제"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4월 03일, 오전 05:00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 지난 2월 12일 서울 강남·송파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이 해제된 이후 강남·송파·서초구의 주택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뒤이어 용산·강동구 등 인근지역의 주택가격도 빠르게 올랐다.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 또는 해제하면 단기적으로는 주택가격이 안정 또는 뛰어오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원래의 가격추세로 돌아간다. 서울시도 처음에는 토허구역을 해제하더라도 충격은 단기로 끝나고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충격의 폭이 커지자, 갈지자 정책이라는 비난이 뻔한 데도 40여일 만에 강남 3구와 용산구를 토허구역으로 재지정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이데일리DB)


사실 경기침체와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 그리고 주택가격이 안정된 상황에서 서울의 극히 일부 지역에서 규제가 해제됐다고 강남권 전체 주택시장이 들썩이고, 인근지역으로까지 파급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토허구역 해제 전후로 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들이 추가로 있었다는 점을 암시한다.
먼저 토허구역 해제 이전 서울 주택시장에서는 가격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에너지가 쌓여 있었다. 장래 주택공급 부족 우려 속 지난해 상반기부터 장기금리가 하락하자, 서울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가계대출도 급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직간접적 방법으로 금융기관에 대출억제를 강제했고, 은행 등 금융권은 지난해 4분기부터 아예 대출창구를 닫아버렸다. 서울 주택가격은 다시 하향 안정세로, 가계대출도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는 인위적인 대출억제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대출억제 완화 등 계기가 있다면 언제든 불안정하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토허구역 해제 직후에도 서울 주택가격을 자극할 수 있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 번째 사건은 2월 25일에 있었던 기준금리 인하이다. 시장은 ‘전원일치 기준금리 인하’를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해석하면서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주택담보대출금리도 하락했다. 두 번째 사건은 금융회사들이 올해 2월부터 대출을 재개한 것이다.

최근들어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이 주택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목표로 하는 국토교통부나 지방자치단체는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을 ‘하나의 주어진 조건’으로 보고, 그 조건에서 정책목표를 달성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주어진 정책수단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이끌 수 없다면 통화·금융당국에 정책의 변화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런 고난도의 정책조합을 위해서는 먼저 시장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 정책 당국 간 소통과 이해, 그리고 정책조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