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스테이블코인, 국채 투자·결제 수단 부상…韓 테스트배드 구축해야"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시장과 글로벌 결제망에 활용되는 등 금융 시장에서 저변을 넓혀가는 가운데, 한국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테스트배드 구축 등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는 26일 발간한 '스테이블코인 시대,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와 기능을 분석해 해당 코인이 전통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로 확장하는 흐름을 짚었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시장에서 민간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된 주요 스테이블코인은 준비금의 상당 부분을 미국 단기 국채로 구성하고 있다. 또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의 글로벌 기업은 스테이블코인을 결제·보상 수단으로 도입해 실사용 사례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제도·가이드라인이 없어 민간 차원의 실험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과 동일한 기술력·수요 환경을 갖추고 있어도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시장 진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은 원화 기반은 물론 외화 연동형 스테이블코인도 인가 절차와 법적 지위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이 관련 사업을 추진할 경우 외국환거래법, 은행법 등 현행 제도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달러’를 넘어 실물 경제·전통 금융과 연결된 새로운 자산으로 진화 중"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신중한 도입이 아니라 실사용 기반의 테스트베드 구축과 제도 유연성 확보를 통한 선제 대응"이라고 말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