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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첫 주택 매수자는 지난 6월 7192명으로 2021년 11월 이후 43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뒤 7월 6344명, 8월 5628명으로 두 달 연속 주춤했다. 하지만 규제 효과가 사그라지고 추가 부동산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9월 다시 반등했다.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심리가 확산해 실수요자들이 규제 이전에 서둘러 매입에 나선 것이다.
지역별로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등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지역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규제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커지며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가 서울 내 핵심 입지를 선점하려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서초구는 생애 첫 주택 매수자가 345명으로 전월(165명)보다 109.1% 급증했다. 송파구도 380건으로 23% 늘어나 전체 자치구 가운데 거래가 가장 많았다. 강남구 역시 190건으로 12.4% 증가하며 반등세를 보였다.
 
 
       연령별로도 전 연령층에서 ‘지금 사야 한다’는 심리가 확산한 모습이다. 9월 생애 첫 주택 매수자 절반 이상(52.5%)이 30대로 나타나는 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매)’ 현상이 나타났고, 40대가 1523명, 50대가 812명으로 각각 전월 대비 18.9%, 13.4% 늘었다.
이에 대해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시장 자체가 단기 투자보다는 내집 마련 목적 비중이 높고 환금성이 우수하고 가치 상승 여력이 있는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규제가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예상하는 수요자가 많기 때문에 상황이 가능하면 매입 결정을 빠르게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10·15 대책 이후에는 생애 첫 매수자의 주택 거래 진입장벽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이면서 자금 조달이 까다로워졌고,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대출 규제도 실수요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규제가 단기적으로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금 여력이 있는 계층만 시장에 남게 되는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정책이 현실 여건과 생애 주기별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가 실수요자의 접근성을 세밀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주거 사다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