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 '상수'된 건설업계…연말 '긴장감' 팽팽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후 07:03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연말 정기 임원인사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지난해 말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최고경영자(CEO)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던 터라 올해 대체로 ‘안정’에 방점이 찍힌 듯 했지만 성과에 따라 언제든 인적쇄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위기감 짙은 롯데건설을 비롯한 일부 건설사들의 수장 교체가 현실화된 가운데 일감 부족에 따른 인력감축, 신사업 발굴 성패에 따른 조직개편마저 상시화되는 모양새다.

왼쪽부터 오일근 롯데건설 대표, 김영식 SK에코플랜트 대표, 김우석 한화 건설부문 대표,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표, 강승협 신세계건설 대표.(사진=각사)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26일 롯데지주를 포함한 36개 계열사 이사회를 개최하고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부회장단 전원 용퇴 등 내용을 담은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초강수 인적쇄신에 나서 비상경영 상황 속 턴어라운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다.

앞서 박 부회장은 2022년 말 ‘구원투수’격으로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당시 264.8%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말 196.0%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다만 올해 3분기 기준 다시 214.3%로 부채비율이 오르면서 새로운 전기 마련 필요성이 대두됐다. 여기에 연간 영업이익은 2022년 3608억원에서 2023년 2595억원, 2024년 1695억원, 올해 3분기 누적 920억원(전년동기대비 43.6% 감소) 감소세를 면치 못하면서 수익성 개선도 시급한 과제로 부각됐다.

이에 박 부회장의 뒤를 이어 롯데건설을 이끌게 된 오일근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이 맡을 핵심 임무 역시 미완에 그친 재무건정성 확보 완수가 꼽히는 모양새다. 실제로 롯데지주는 오 부사장 내정 배경을 두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태로 약해진 롯데건설의 재무 안정성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건설경기 장기 침체는 비단 롯데건설의 일만이 아니다. 인적쇄신 움직임은 건설업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기존 건설업에 국한되지 않고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기회를 발굴하겠다며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이달 초 플랜트사업본부 산하 원자력사업단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편제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효율적 경영이 생존을 담보할 핵심 과제로 부각되면서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재무통’ CEO를 선임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말 한화 건설부문은 그룹 대표적 재무통인 김우석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을, 코오롱글로벌도 그룹 구조조정본부, 코오롱아이넷 경영지원본부장, 코오롱글로벌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친 재무통 김영범 코오롱ENP 대표이사를 각각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외에 신세계그룹 건설 계열사 신세계건설 또한 지난달 그룹 대표적 재무통인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를 새 수장으로 내정하기도 했다.

인적쇄신은 인력감축 형태로도 이어지면서 각 건설사 임직원들의 긴장감도 높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작년동기(6004명) 대비 253명 줄어든 5751명으로 임직원 수가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7231→7088명) △대우건설(5286→5130명) △DL이앤씨(5772→5161명) △GS건설(5818→5299명) △현대엔지니어링(7554→7118명) △포스코이앤씨(6283→5753명) △롯데건설(3968→3832명) △SK에코플랜트(3479→3398명) △HDC현대산업개발(1911→1771명) 등 임직원 수가 모두 줄었다.

정기 임원인사를 앞둔 A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CEO 교체에 따라 올해에는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이란 전망과 대폭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사업장 수가 줄면서 임직원 수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기존 건설업만으론 생존이 어려워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다보니 상시 조직개편과 인사가 과거보다 잦아졌다. 임원은 물론 직원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