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25% 조정 후 찾아온 ‘긴 정체’[0과1로 보는 부동산세상]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11월 29일, 오전 09:18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2022년 2분기,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정점을 찍었다.

(사진=구글제미니)
저금리에 주택 규제까지 겹치며 소액투자 자금이 몰려들었고, 매물보다 매수 희망자가 많았다. 그로부터 3년. 시장은 정반대 풍경이다. 가격은 고점 대비 25% 빠졌지만 매수자는 나타나지 않는다. 바닥을 다졌다는 말이 무색하게, 반등 신호는 어디에도 없다.

상업용 부동산이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만, 지산과 오피스 등 기타 상업용부동산의 운명은 갈라섰다. 알스퀘어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오피스·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 리포트’가 보여주는 풍경이다. 지산 매매지수는 192.2포인트로 전분기 대비 1.5%, 전년 동기 대비 6.8% 하락했다. 수치상으론 조정폭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문제는 하락의 지속성이다. 2022년 고점 이후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회복 기미는 없다.

과열의 시작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자 투자자들은 새로운 출구를 찾았다. 지산은 그 ‘열쇠’처럼 보였다. 소액으로 ‘내 건물’을 가질 수 있다는 매력에 자금이 몰렸고, 시장은 급격히 과열됐다. 리포트의 진단대로 ‘2020~2022년 저금리·주택규제 환경 속에서 소액투자 수요가 몰리며 형성됐던 과열 분위기가 해소되는 과정’인 셈이다.

핵심은 수요의 본질이었다. 실수요가 아닌 투자수요가 시장을 주도했다. 실수요보다 투자수요 비중이 높았던 특성상 가격 변동성도 크게 나타났다. 지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정확히 짚는다. 투자 목적의 매입이 많았던 만큼, 시장 환경이 바뀌자 급격한 조정이 불가피했다. 금리가 오르고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가격은 무너졌고, 지금은 바닥권에서 움직임이 멈췄다.

흥미로운 건 지산이 오피스와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산은 금리보다 투자심리와 규제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자산군이다. 오피스가 금리와 매매가격의 장기 상관계수 -0.62로 강한 역상관 관계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지산 가격이 곧바로 반응하는 게 아니란 뜻이다.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규제 환경이 바뀌어야 움직이는 구조다. 조정 이후 회복이 더딘 이유가 여기 있다.

오피스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서울·분당 오피스 매매지수는 3분기 504.3포인트로 전분기 대비 1.5% 상승했다. 2001년 1분기(100포인트) 대비 5.04배 수준이다. 2022년 고점 이후 이어졌던 정체 국면을 벗어났다는 신호다. 거래 규모도 정상화 조짐을 보인다. 2025년 연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오피스 거래금액은 15.1조 원으로, 2023년 저점(9.6조 원)에서 뚜렷하게 반등했다. 2024년(13.5조 원)에 이어 2년 연속 성장세다.

오피스 거래시장은 2021년 초저금리 속에서 20조 원 이상 거래되며 호황을 누렸으나, 2022~2023년 금리 인상기에는 급격히 위축됐다. 하지만 3분기 들어 금리 인하 기대와 임대시장 안정성이 맞물리며 가장 먼저 거래 정상화에 나섰다. 2025년은 팬데믹 이전 수준의 거래 회복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캡레이트 분석은 오피스의 현재 위치를 가늠하게 한다. 오피스 캡레이트는 2001년 12.8%에서 올해 3분기 4.0%까지 하락했고, 금리 대비 스프레드는 138bps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평균(172~334bps)을 밑돌았다. 캡레이트 추가 축소 여지가 제한적이란 의미다. 가격 급등보다는 점진적 상승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오피스 시장은 가격과 거래 모두에서 회복 신호가 명확해 상승 흐름이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지산은 고점 대비 큰 폭의 조정을 거친 뒤 바닥권에 머무르는 추세로, 단기 반등보다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결국 지산 투자자들에게 지금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과열됐던 시장이 정상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2020년대 초반 저금리와 규제의 틈새에서 만들어졌던 열기가 식는 과정은 아직 진행 중이다. 오피스가 회복 흐름을 타는 동안, 지산은 여전히 긴 정체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같은 상업용 부동산이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만, 두 자산군은 이제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쓰고 있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사진=알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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