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4년 만 최고…규제에 경매 수요 몰려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1월 04일, 오후 07:08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지난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으면서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경매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97.3%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112.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존 낙찰가율 최고치는 집값이 급등했던 2022년 6월(110.0%)이다. 그 결과 2021년에는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 이후 조정 국면에서 2023년에는 평균 82.5%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2024년 92.0%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5.3%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며 경매시장은 오히려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에선 10·15 대책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낮추고 1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 한도를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제한하면서 경매시장에도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낙찰 후 한 달 내 잔금을 치러야 하는 경매 특성상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요에는 제약이 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실수요자와 대출이 필요 없는 현금 부자들이 동시에 유입되며 경매 열기는 확산하는 모습이다. 서울 전역이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관할 구청의 거래 허가가 필요 없고 전세를 낀 갭투자도 가능한 경매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8000건을 넘었지만 10·15대책 이후 급감해 10월 3283건, 11월은 2786건(해제 거래 제외)으로 줄었다. 반면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 99.5%에서 10·15대책이 발표된 10월 102.3%로 처음 100%를 넘긴 뒤 12월까지 세달 연속 100%를 상회했다. 지난해 12월 낙찰가율은 102.9%로 2022년 6월 이후 3년 반에 가장 높았다.

경매 과열로 낙찰률도 상승했다. 지난해 경매에 부쳐진 서울 아파트 2333건 가운데 49%(1144건)가 낙찰돼 2021년(73.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8.19명으로 2017년(8.72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강남권과 한강벨트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25개 자치구 가운데 낙찰가율이 100%를 넘은 곳은 9곳이며 성동구가 110.5%로 가장 높았다. 성동구는 지난해 자치구별 매매가격 상승률도 1위를 기록한 지역이다. 강남권에 집중됐던 고가 낙찰 흐름이 인접 자치구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어 강남구(104.8%), 광진구·송파구(각각 102.9%), 영등포구(101.9%), 동작구(101.6%), 중구(101.4%), 마포구(101.1%), 강동구(100.7%) 순으로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았다.

개별 물건 기준으로도 상위 낙찰 사례는 대부분 강남3구와 한강벨트에 집중됐다. 지난해 낙찰가율 최고 사례는 11월 24일 경매에 나온 성동구 금호동3가 두산아파트 전용 60㎡로 40명이 경쟁해 감정가(8억 3500만원)의 160.2%인 13억 3750만원에 낙찰됐다.

두 번째로 높은 사례는 지난해 9월 30일 낙찰된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전용 106.5㎡로 감정가(34억원)보다 18억원 이상 높은 52억 822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53.2%에 달했다. 지난달 1일 입찰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청구강변아파트 전용 60㎡ 역시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 기대감에 감정가(18억 2900만원)의 150.6%인 27억 550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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