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집값 통계…폐지 기로에선 부동산 주간 통계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1월 04일, 오후 06:54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최근 부동산원이 지난해 서울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민간 통계와 다른 결과가 나와 ‘폐지론’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보이는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이영훈 기자)
4일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8.71%로 19년 만에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23.46%)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문재인 정부의 아파트값 급등기던 2021년 8.02%를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반면 매주 아파트값 상승률을 발표하는 부동산R114는 올해 서울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12.52%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부동산R114가 분석한 2021년 15.98%보다 낮은 수준이다. KB부동산 역시 올해 서울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을 10.73%로 분석해 2021년(15.29%)보다 낮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차이가 있는 이유는 각 분석 주차마다 표본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부동산 가격을 일일이 볼 수 없기 때문에 ‘샘플링’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전국 아파트 3만 3500가구를 표본으로 직접 조사해 적정 가격을 책정한다. 반면 KB부동산은 6만 2200가구를 협력 공인중개사들이 가격 등을 직접 입력하면 지역 담당자가 검증 후 가격을 확정한다. 부동산R114는 전국 아파트 약 90%에 대한 실거래가와 호가를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해 통계를 발표한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각 분석 기관마다 다른 통계를 발표하며 시장의 혼란이 더욱 커진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예컨대 정부가 부동산원 자료를 근거로 ‘가격 안정’ 수준을 예측하고 추가 정책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 업체들에서 ‘가격 상승’ 수준의 통계를 내놓는다면 시장은 정책 신뢰도가 떨어지고 ‘정책은 항상 늦게 된다’는 인식이 고착된다. 결국 선제적 투기나 패닉 매수를 자극, 호가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여권을 중심으로 주간 부동산값 통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주간 주택가격 동향지수는 개선 대상으로 보기 어렵고, 내부 참고용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여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통계 개선 방안 토론회’가 열려 비공표 전환 또는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김윤덕 장관이 직접 폐지와 관련해 “전체적인 흐름상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신중한 입장이다. 부동산 대책 마련을 위해 주간 통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용역보고서 등 여러 연구 자료를 참고해 △주간 동향 조사 비공표 △격주 단위 조사 △새로운 대체 수단 마련 등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통계 자체 폐지보다는 기간을 격주·월 단위로 늘리고 표본 자체를 늘리는 등 개선을 통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주간으로 할 경우 극소수의 거래량으로 통계를 내야하니 과잉 일반화의 오류가 발생해 신뢰도가 떨어지고 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통계를 폐지해버리는 것은 안 되고 월간으로 늘리는 등 표본을 늘려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역시 “기간을 격주로 늘리고 표본 수를 늘려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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