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함정으로 뒤덮였다"…트럼프는 왜 그린란드에 집착하나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1월 07일, 오전 08:59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전복에 이어 그린란드를 ‘다음 타깃’으로 지목하면서 국제사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25년 9월 1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칸게를루수아크에서 덴마크·스웨덴·노르웨이 향토방위대와 덴마크·독일·프랑스 군이 참여한 합동 군사훈련 도중, 덴마크 군 병력이 잠재적 위협을 탐색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그린란드는 러시아와 중국의 함정으로 뒤덮여 있다. 우리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며, 덴마크는 그 역할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AP통신과 폴리티코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북극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반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1차 집권기인 2019년 “그린란드를 사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가 덴마크로부터 “터무니없다”는 답을 들었다. 지난 2024년 말에도 소셜미디어에 “미국의 안보와 자유를 위해 그린란드의 통제가 절대적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80%가 빙상으로 덮인 세계 최대 섬…북극 안보의 관문

BBC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세계 최대의 섬으로 약 80%가 빙상으로 덮여 있다. 인구는 6만명 남짓이며 대부분이 원주민 이누이트 후손이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에 속한 자치령으로 외교·국방은 덴마크가 담당한다. 내치와 자원 개발에 관해서는 상당한 자치권을 가지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나토(NATO) 동맹국인 덴마크의 영토이자, 북미와 유럽 사이에 위치한 전략 요충지다.

AP통신은 “그린란드의 전략적 위치는 북극권 상공에서 북미와 유럽을 잇는 항로·미사일 궤적의 정중앙에 있다는 데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 북서부의 피투픽 우주기지를 통해 미사일 조기경보·우주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그린란드 집착의 이유로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 진출을 반복적으로 언급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북극함대 강화와 중국의 ‘근북극 국가’ 선언 이후 북극이 미·러·중 3자 경쟁 무대가 됐다는 것이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Greenland)·아이슬란드(Iceland)·영국(UK)을 잇는 이른바 ‘GIUK 갭’의 핵심 지점이다. 나토는 냉전 시대부터 이 해역을 통해 러시아 해군의 대서양 진출을 감시해왔다.

2025년 3월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의 눈 덮인 건물들을 담은 항공 사진. (사진=AFP)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보고…북극 항로 개척 가능성

CNBC는 “그린란드 집착의 이면에는 핵심광물이 있다”며 “그린란드가 희토류·니오븀·니켈·구리·플래티넘·티타늄 등 핵심광물을 대량 매장한 자원 보고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조사국 관계자는 38종의 원자재가 높은 잠재력을 가진다고 밝혔다. 일부 평가는 “지각에서 채굴 가능한 자원의 20~25%가 그린란드와 그 주변에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BBC는 남부 그린란드의 크바네피엘드·탄브리즈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이 지역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최대급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CBS는 “희토류 원소의 약 70%를 중국이 생산하고 있으며, 기술 발전과 소비자 기기의 급속한 확산으로 희토류 광물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평가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석유·천연가스 등을 합쳐 약 3억1400만 배럴의 석유 환산량(MMBOE)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148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가 포함된다.

또한 기후변화로 북극 해빙이 진행되면서 그린란드 인근 항로가 더 오랜 기간 얼음 없이 열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유럽-아시아 간 운송거리를 단축시키는 새로운 해상 루트다. 북극 자원 접근성을 높이는 통로라는 점에서 군사·경제적 중요성을 함께 갖는다.

CBS는 “2021년 2월 러시아 상선이 쇄빙선의 도움을 받아 겨울철 북극해 항로를 처음 통과했다”며 “이 항로를 이용하면 유럽과 아시아 간 운송 시 수백만 달러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덴마크·그린란드 “매물 아냐”…나토 동맹 긴장

덴마크 정부는 트럼프의 제안을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덴마크는 앞서 지난 2019년 트럼프의 매입 제안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지난 5일 “만약 미국이 다른 나토 국가를 군사적으로 공격한다면 나토를 포함한 모든 것이 멈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 수반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총리는 “그린란드의 미래는 그린란드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며 “(미국은) 합병 환상을 그만두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협력에 열려 있지만 국제법과 상호 존중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린란드 주민의 85%가 미국의 통치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그린란드 획득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논의하고 있으며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은 지난 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안보 체계의 일부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대통령이 수개월간 분명히 해왔다”며 “진짜 질문은 덴마크가 무슨 권리로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왼쪽) 그린란드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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