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금 시장에서 가장 오해되고 있는 지점은 현재의 가격을 과열된 고점으로 보는 시각이다. 송파가 상급지의 상승폭을 앞질렀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이를 단기 과열에 따른 오버슈팅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다. 지금의 상승은 강남을 따라가는 추격 매수가 아니라, 송파라는 입지가 가진 수요의 질적 전환이 임계점을 넘어선 결과다.
부동산 시장에서 송파는 오랫동안 강남과 서초의 가격 부담을 피해서 가는 2순위 차선책으로 분류되어 왔다. 그래서 강남이 주춤하면 송파가 가장 먼저 무너질 것이라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25년 누적상률이 보여주는 20.92%라는 독보적인 수치는 송파가 더 이상 강남의 대체재가 아님을 증명한다.
2025년 주간아파트 누적상승률 (그래픽=도시와경제)
송파의 가격은 이제 강남의 부속 지표가 아니라, 서울 동남권 전체의 가치 상한선을 결정하는 독립적인 선행 지표가 되었다.
최근 공사비 갈등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을 근거로 재건축의 시대는 갔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송파의 노후 단지들이 결국 사업성 악화로 무너질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공급 심리를 간과한 오판이다.
공사비가 오를수록 시장은 이미 검증된 입지에 더 집착한다. 잠실주공 5단지가 65층 설계안을 확정 짓고 시세 상승이 더 짙은 것은, 수요자들이 비용 상승보다 신축 대단지 입주권이라는 희소성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입주 물량이 터지면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는 반론 또한 틀렸다. 송파의 신축 수요는 단순히 지역 내 이동이 아니라, 경기도 상급지와 서울 기타 지역의 수요자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구조다. 공급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송파 입성이라는 심리적 문턱은 더 높아질 뿐이다.
재건축 단지는 이제 불확실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 서울 내에서 확보 가능한 가장 강력한 실물 안전자산으로 그 성격이 변했다.
서울의 아파트값 48주 연속 상승과 2025년 누적상승률 20.92%라는 숫자에 매몰되어 지금 사면 고점이라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지금 송파 투자에서 핵심은 언제 사느냐가 아니라 어느 격차에 올라타느냐이다.
현재 송파 시장은 잠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엘·리·트)이 천장을 열고, 가락·문정·방이동의 대단지들이 그 뒤를 쫓는 계단식 상승 구조를 띠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전략적 지점은 MICE 개발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으면서도 아직 재건축 속도가 시세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단지들과 저층주거지다.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심화될 것이며, 이는 결국 송파 내에서도 대단지·신축·역세권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춘 곳으로 자본이 더욱 쏠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제 투자의 성패는 진입 시점의 가격표가 아니라, 향후 10년 뒤 서울의 중심축이 이동했을 때 누가 희소한 자산의 주인이 되느냐로 결정된다.
서울 아파트값의 48주 질주는 단순한 과열이 아니다. 이는 주거 양극화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입지 권력이다. 20.92%라는 수치는 송파가 그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훈장과도 같다.
2026년 잠실 MICE가 본격화되고 주요 단지들의 이주가 시작되면, 지금의 가격은 다시 한번 그때 샀어야 할 저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거품론에 기회를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변화된 시장의 기준선을 인정하고 그 다음 단계의 송파를 선점해야 한다. 현재 송파는 끝물이 아니라, 새로운 가격선의 시작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