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6.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이 1년 새 80% 넘게 줄어들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량 감소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데 이어 금융당국의 과태료 부과까지 이어지자,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임있다.
5대 거래소 거래대금, 1년 만에 5분의 1 이상 '뚝'…수익성 악화 고민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시 코인게코 기준 국대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최근 24시간 총거래량은 23억 8519만 달러(약 3조 4735억 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날 기록한 129억 7382만 달러(약 18조 8937억 원) 대비 81.62% 감소한 수치다.
불과 1년 만에 거래량이 5분의 1 이상 쪼그라든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거래량이 줄자 거래소들의 수익성도 둔화하고 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난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162억·3963억 원을 기록했으나, 같은 해 3분기에는 각각 3859억·2353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시장 침체가 더 장기화한 만큼 실적이 추가로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수익성 둔화는 경영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신규 채용 공고는 올라가 있지만 실제 채용은 잠시 중단하라는 내부 지침이 있었다"며 "지난해 초와 비교해 거래량이 크게 줄어 효율적인 운영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비트·코빗 이어 FIU 제재 확산 우려…원화 거래소 '긴장'
여기에 금융당국의 제재 리스크까지 현실화하며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해 12월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코빗에 기관경고와 총 27억 3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코빗이 고객 확인·거래제한 의무를 위반하고 미신고 해외 사업자와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에게는 '주의', 자금세탁방지 보고책임자에게는 '견책' 등의 신분 제재도 내려졌다.
기관경고는 기관제재 가운데 '기관주의'보다 높은 수위로, 통상 중징계로 분류된다. 다만 영업정지나 등록·인가 취소보다는 낮은 단계다.
코빗에 앞서 과태료 처분을 받은 거래소는 업비트다. FIU는 지난해 11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고객 확인·거래제한·의심 거래 보고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352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업비트는 거래량과 고객 수가 많은 만큼 법 위반 건수도 코빗보다 훨씬 많았다. 이에 FIU는 두나무에 신규 회원에 대한 '영업 일부 정지'를 결정했고, 대표에게는 '문책 경고'라는 중징계를 처분했다.
코빗은 업비트보다 낮은 수위의 제재를 받았으나, 과태료 규모를 두고 행정소송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코빗의 거래 규모와 위반 건수를 감안하면 약 6억 원 수준의 과태료가 예상됐지만 실제 부과 금액은 이를 웃돌았다"며 "지난 2024년 코빗의 연 매출이 87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빗 관계자는 "행정소송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다른 원화 거래소들도 FIU 제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IU가 두나무를 시작으로 원화 거래소 전체를 대상으로 자금세탁방지 현장검사를 진행해 온 만큼, 추가 제재가 순차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당시 업계에선 빗썸의 위반 건수가 업비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코인원은 이용자 수와 거래량이 업비트와 빗썸보다 적으나, 위반 건수 자체는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 규모가 적은 코빗과 고팍스는 상대적으로 위반 건수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업계 관계자는 "과태료를 결정할 때는 위반 건수가 가장 중요하지만, 회사의 매출이나 영업이익도 고려한다"며 "업비트나 빗썸은 수백억원대 과태료를 낼 수 있는 매출 규모이지만, 코인원의 경우 그 정도 규모가 나오면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FIU 제재가 이어지며 내부 분위기도 상당히 긴장된 상황"이라며 "과태료뿐 아니라 기관과 임직원에 대한 제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