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안심주택 사업성 뚝…“임대료 조정 방안 검토해야”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2월 02일, 오후 07:15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청년·신혼부부에게 역세권 양질의 주택을 비교적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울시 청년안심주택이 위기에 빠졌다.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임대료 상한 등으로 인해 지난해 청년안심주택 인허가는 0건에 그쳤다. 서울시는 임대료 조정 등 조만간 제도 개선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시청에서 ‘청년안심주택 임차인 보호 및 재구조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작년 인허가 0건…고금리·비싼 공사비에 ‘시름’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안심주택 인허가는 0건이다. 2024년 12월 청년안심주택 인허가를 받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사업장 이후 인허가를 받은 사업장이 한 곳도 없다. 청년안심주택 인허가 물량은 2021년 45건에서 2022년 22건, 2023년 10건, 2024년 4건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청년안심주택은 서울시가 청년·신혼부부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역세권에 민간과 함께 공급하는 공공 지원 민간임대주택이다. 저렴한 임대료로 지난해 청년임대주택 입주자 조사 결과 93.7%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초기 임대료는 시세보다 15%(일반공급 기준) 낮고 계약갱신요구권, 임대차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민간 사업자가 일정 부분을 공공임대주택으로 내놓으면 서울시는 용적률 완화, 취득세·재산세 감면, 임대의무기간 충족 시(10년) 장기보유특별공제 및 양도세 중과 배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2016년 시작한 청년안심주택은 초기 사업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역세권 핵심지에 용적률 상향,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주기 때문에 사업자 다수가 사업에 참여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총 2만 8679호를 공급하는 등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

문제는 대출 금리 인상과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며 발생했다. 통상 청년안심주택 사업자들은 자기자본 비율 20%가량을 가지고 나머지 사업비는 부동산 PF 대출로 메우고 있었다. 특히 2021년쯤 저금리와 맞물리며 사업이 호황이었다. 다만 2022년 하반기부터 PF 대출 금리가 크게 뛰기 시작했고 사업자들은 높은 금리에 사업 자체를 포기하기도 했다. 민간 사업자 A씨는 “그나마 서울시가 1.5% 이차보전을 해줘서 사업 초기 2% 금리를 내다가 지금은 3%까지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10년 뒤 매각을 보고 하는 사업이지만 초기 사업비를 부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시 대책에도…사업자들 “임대료 등 제도 개선해야”

서울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다. 2024년 청년안심주택에 대한 선매입금 지불을 ‘준공 후 일괄’ 방식에서 ‘공정별 지급’ 방식으로 바꿨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매입분인 약 30%에 대한 금액을 공정별로 지급해 PF 대출 상환 등에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SH 선매입 부분을 시세로 일반 분양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주택진흥기금을 활용해 신규 사업 토지비 융자는 최대 100억원 한도로 제공하고 건설자금 이차보전도 기존 24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확대한다. 보증보험 가입은 준공 전 가입 의무에서 준공 후 임차인 모집 전으로 조정했다.

다만 사업자들은 서울시의 디테일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것이 임대료 산정 방식이다. 현재 임대료는 서울시와 민간사업자가 협약을 맺을 당시 시세를 기준으로 사업지 반경 1㎞ 이내 신고가를 전월세 신고 자료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최근 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세보다 턱 없이 낮은 가격을 받아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게 사업자들의 입장이다. 다만 착공 이후 한 차례 정도 협의를 통해 임대료가 인상되기도 한다. 청년임대주택 운영사 C 대표는 “예를 들어 공사 전 시세가 월세 70만원 정도였다면 공사 후 100만원 가량이 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며 “청년 대상 주택이다보니 크게 비용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입주자 모집 방식 역시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다. 청년안심주택의 경우 경쟁률이 높지만 실제로 입주 의사가 없거나 대출이 나오지 않는 ‘허수’가 많은 상황이다. C 대표는 “70명 모집에 예비 입주자로 700명을 뽑아놔도 다들 계약을 포기해 공실이 남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그때마다 다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다시 내야한다”며 “상봉동의 한 청년임대주택은 절반 가량이 공실이다. 당첨된 사실이 있으면 2년 이내 청약을 못하던가 횟수를 제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임대료 조정 등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료 부분은)임대 사업자들과 회의를 수차례 진행하는 등 개정 작업에 있다”며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등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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