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문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1.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을 2단계 법안에 반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거래소 대표들이 국회에 모여 우려를 전달했다. 업계는 지분 제한이 넷플릭스 사례처럼 해외 기업의 시장 잠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거래소 점유율에 따른 차등 규제 필요성도 제기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대표들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과 면담을 가졌다. 회의는 약 30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번 면담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전달하는 자리로,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방안이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졌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고, 의원실에서도 잘 들어줬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 주요 쟁점 조율 방안'을 문서로 정리해 일부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실에 전달한 바 있다. 자본시장 대체거래소(ATS)에 준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업계는 해당 규제가 과도해 산업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도 이 같은 우려들이 제기됐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비공개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거래소 지분을 제한하면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며 "OTT 산업에서 넷플릭스가 시장을 장악했듯, 국내 거래소들이 해외 기업에 잠식될 수 있다는 설명"이라고 전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국경이 없는 글로벌 시장인데,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거래소 이용이 제한된 상황에서 국내만 강한 규제를 적용하면 해외 거래소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대주주 지분 제한을 도입하더라도 일률 적용이 아닌 차등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시장 점유율이나 사업 규모에 따라 지분 규제를 달리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의원실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 낮은 거래소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전달받은 업계 의견을 정책위원회 의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모든 사안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TF 차원에서 논의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회의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2026.2.4./뉴스1
앞서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 내 은행 지분 50%+1주 보유 방안(51% 룰)'을 2단계 법안에 포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TF가 마련한 2단계 법안 통합안에는 대주주 지분 제한과 51% 룰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위와 한국은행이 해당 쟁점을 강하게 주장하자, 정책위가 TF 안이 아닌 금융당국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TF는 지난주 2단계 입법 관련 논의 내용을 정책위 의장에게 보고한 바 있다.
한 TF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 제한과 51% 룰은 민주당이 발의한 2단계 법안 중 단 하나의 법률안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사안으로, 원래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며 "TF 논의 과정에서는 이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의견을 반영해 마련한 TF 안을 보고한 이후 정책위 의장이 금융위 방안을 받아들이겠다고 결정한 것"이라며 "향후 TF 위원들과 추가 논의를 거친 뒤 정책위와 최종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TF는 당초 설 연휴 전까지 2단계 법안을 발의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다만 TF 관계자는 "정책위와 조율 과정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여야 협의를 거쳐 논의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