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문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TF 회의에서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6.1.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금융위원회의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추진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단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공공재적 성격을 이유로 대주주의 이해 상충을 지분율 제한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금융위의 주장에 정면 반박하며, "관치의 시각을 벗어나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TF 자문위는 이날 민주당 TF에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관련 의견서를 공식 제출했다. TF 자문위는 학계와 법조계, 업계 자문위원 9인으로 구성돼 있다.
자문위는 "기존의 거래 틀과 지배구조를 사후 입법으로 제한하는 발상은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당혹스럽다"며 "충분한 숙의를 거쳐 현명한 판단과 속도감 있는 입법이 이뤄지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 주요 쟁점 조율 방안'을 문서로 정리해 일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전달한 바 있다. 자본시장 대체거래소(ATS)에 준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업계는 해당 규제가 과도할 경우 산업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대표들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과 면담을 갖고 이 같은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자문위는 "금융위의 문제의식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책임·공공성 강화, 특정 주주의 이해 상충 해소"라며 "다만 지분율 제한이 효과적인 수단인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면 거래소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은 논리적 근거나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며 "오히려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주주들이 사회적 책임에 더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가 거래소의 공공재적 성격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자문위는 "공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닌 이상, 대주주 지분율 감소가 공공성 강화로 직결된다는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같은 논리라면 카카오나 네이버처럼 국민 다수가 이용하는 서비스 기업의 지분율 역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반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과 산업, 공공과 민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융복합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행정 편의주의적 규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법적 논란 가능성도 제기됐다. 자문위는 "이미 형성된 지분율을 사후적으로 특정 수준 이하로 낮추겠다는 접근은 주주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며 "시장 독과점이나 수익 집중, 이해충돌 우려만으로 재산권 제한 등 헌법적 쟁점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자산 기본법이라는 기본 틀 자체가 헌법적 시비로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며 "소수 주주의 지배력 행사와 이해충돌 문제는 지분 제한이 아니라 강력한 감시 장치와 불법 행위에 대한 사후 책임을 묻는 법적 장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문위는 이번 논의를 두고 "디지털자산 분야를 대하는 새 정부와 여당의 시각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자, 새로운 산업을 대하는 집권 세력의 태도를 가늠할 바로미터"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산업에 규제의 족쇄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법적·제도적 디딤돌을 놓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정부가 과거처럼 관치의 시각에서 신산업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만 인식한다면 한국의 장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성장한 기업의 지배구조를 정부가 사후적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나라에서 창업과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