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교통지옥 해소책 안보이는 공급대책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2월 08일, 오후 07:31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정부가 1·29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후 연일 지방자치단체에서 교통 혼잡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도심 공급이 시급한 상황에서 자투리땅까지 긁어모아 ‘영끌’했다는 정부 정책에 ‘딴지’를 건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임대주택을 반기지 않는다든가 지방세가 줄어드는 것을 반대하는 그런 계산이 아니다. 실제로 펼쳐질 교통지옥에 대한 우려다.

주택공급 지역이 발표된 후 그 지역 주민들은 “여기에 어떻게 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태릉 군 골프장(CC) 개발이 추진되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 일대는 출퇴근 시간대 상습 정체 지역이다. 북부간선도로와 동부간선도로가 만나는 구조적인 병목 구간인 데다, 시내 곳곳에서 광역급행철도(GTX) 공사가 진행되며 교통 혼잡이 상시화돼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과천시와 성남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시 교통량 조사 결과 성남 금토동과 성남 시계와 연결되는 경부고속도로 양재IC 구간은 하루 평균 18만 6707대가 오가는 전국 상위권 혼잡 구간이다. 과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과천대로(남태령) 역시 일평균 6만 6500대에 달하는 교통량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 일대의 교통상황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1만가구씩 더한다니 불평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미 포화수준의 교통 수용량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겐 단 한줄의 교통대책 언급이 없는 정부의 공급대책이 숨 막힐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대부분 지자체에서 협의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추가적인 교통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선입주 후교통’에 대한 개선 요구는 수년간 계속됐고, 정부는 2023년 광역교통법 시행령을 개정해 교통대책 수립 시점을 ‘지구지정 후 1년 이내’로 정하면서 ‘선교통 후입주’ 체계를 제도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앞선 경험에서 이같은 원칙이 지켜질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대표적인 것이 계획 당시부터 1·2기 신도시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광역교통망을 위한 전담조직까지 만들었던 3기 신도시다. 결과적으로 하남 교산지구는 2029년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나 핵심 교통 대책인 지하철 3호선 연장 개통 시점이 2032년 12월로 미뤄진 상태다. 2028년 말 첫 입주가 예정된 왕숙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 의 착공이 늦어지며 개통 목표가 2031년으로 미뤄졌다.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모두 입주와 핵심 교통망의 개통이 3년 이상 시차가 난다.

다행히 정부는 지자체 반발이 이어지자 1.29 공급대책의 후속조치로 ‘주택 신속 공급을 위한 교통개선 협의체’를 꾸린다고 나섰다. 발표 자체가 선공급 후교통이었던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지자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협의하겠다는 태도는 그나마 다행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도 지자체와의 협의가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주택공급은 신도시 지구선정이 아닌 도심내 공급이기 때문에 지구를 지정하고 이후 교통대책을 논의하기엔 사업지연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 정부는 교통인프라 확충에 대한 지자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공급단계별 교통대책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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