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고속철도 통합 추진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그동안에는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별도 노조 체계를 유지해 온 SR의 SRT가 비상수송 역할을 하며 일부 운행을 이어온 바 있다. 그러나 양 기관이 하나로 통합될 경우 이러한 대체 수단이 줄어들면서 파업 시 고속철도 운행 전반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토부는 이 같은 운행 공백 가능성을 고려해 필수 유지 운행률 상향 검토와 대체 인력 확보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선욱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하는 방안을 협의체 안건으로 논의하자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노동권도 존중되고 국민 권익도 존중돼야 한다”며 해당 의제를 협의체 논의에서 제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업으로 인한 서비스 불편과 노동권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겠다는 취지다.
공청회에서는 SR 측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임동현 SR 노동이사는 통합 효과로 제시된 좌석 1만6000석 확대와 중복비용 절감 수치의 근거를 요구했다. 그는 “좌석이 늘어나는 만큼 다른 노선 좌석이 줄어드는 구조가 있다”며 “400억원 중복비용 산출 역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금 인하 논쟁과 관련해서도 코레일의 막대한 부채와 적자 구조를 언급하며 KTX 운임 10% 인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같은 논쟁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통합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이어져 온 갈등의 연장선이다. 정부와 코레일은 통합을 통해 운용 효율을 높이면 좌석 공급 확대와 연간 406억원 수준의 중복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해 왔다. 반면 SR 측은 차량 추가 도입 없이 좌석 확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운영 통합 중심 접근을 주장해 왔다.
김태병 국장은 좌석 확대 논쟁과 관련해 “확인 결과 1만6000석 확대 자체는 가능하지만 경전선·동해선·전라선 등 일부 노선이나 서울역 출발 열차의 희생이 필요할 수 있다”며 “지역 형평성이 중요한 상황에서 단순히 좌석 수만 늘리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1만6000석이 안 되면 어떻고 1만3000석이면 어떻고 1만석이면 어떻냐”며 “중요한 것은 안전과 지역 균형 속에서 국민 편익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금 인하 논쟁과 관련해서는 “코레일이 언급한 10% 운임 인하는 효율화뿐 아니라 마일리지 조정 등 여러 전제가 결합한 논의”라며 “전기요금 상승과 재무 여건 등을 고려하면 단순한 수치만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SR과 코레일이 일정 부분 양보하며 요금·서비스·안전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협의체와 연구용역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달 13일 시작한 통합 연구용역은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중복비용 절감과 관련해서도 그는 “인력을 많이 줄이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코레일 직원이 약 3만명, SR 약 700명 규모이고 코레일에서 매년 약 1000명 수준의 자연 감소가 발생하는 만큼 정원 내 통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양사 통합 추진과 함께 법정 절차도 병행 중이다. 국토부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임의적 사전 심사제도를 활용해 하반기 중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영업양수 계약 인가와 철도안전관리체계 변경 승인 절차를 거쳐 연내 통합공사 출범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코레일과 SR은 오는 25일 서울역 출발 SRT와 수서역 출발 KTX를 각각 부산까지 왕복 운행하는 시범 교차운행을 실시한다. 이날부터 시범 교차운행 승차권 예매를 시작했으며 평균 10% 낮은 운임을 적용한다. 시범운행이고 저렴한 운임을 적용한 만큼 마일리지는 적립되지 않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