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전경.(사진=대우건설)
롯데건설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성수4지구 시공자 선정 방식은 내역입찰”이라며 “대안설계로 입찰할 경우 설계도면과 산출 내역서 제출이 필수”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조합의 입찰 참여 안내서와 관련 법령을 엄격히 준수해 모든 서류를 완벽히 제출했고 안정적 사업 추진과 조합원 이익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제안서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내역입찰이란 시공사가 제시한 설계를 바탕으로 공사에 필요한 물량과 단가를 세부적으로 산출해 내역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공사비의 투명성과 검증을 강화하기 위해 정비사업에서 활용된다. 롯데건설은 성수4지구 입찰이 내역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설계도면과 산출 내역서 제출은 필수 요건이라는 입장이다. 롯데건설은 “조합은 지난해 12월 시공사에 발송한 입찰 지침서를 통해 필수 서류를 상세히 공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성수4지구가 사업시행인가 이전 단계인 만큼 내역입찰이여도 상세 설계도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건설 측은 “입찰지침에는 ‘대안설계 계획서(설계도면 및 산출 내역서 첨부)’만 요구돼 있을 뿐 기계·전기·토목 등 세부 도서 제출 의무는 명시돼 있지 않다”며 “지침에서 요구한 모든 서류를 충실히 제출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토교통부 고시와 서울시 운영기준, 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입찰 단계에서 상세 도면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입찰 지침에 없는 기준을 사후적으로 적용하는 경우 오히려 입찰 무효 사유가 될 수 있다”며 공정성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결국 이번 갈등의 핵심은 내역입찰에서 요구되는 설계도서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에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 사례가 거론된다. 당시 조합은 건축 변경도면 누락 등을 이유로 시공사 입찰을 무효 처리했고 법원은 현대건설이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대우건설 측은 갈현1구역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사업장이었던 만큼, 인가 이전 단계인 성수4지구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조합 “홍보행위 위반” vs 대우 “공정 추진 아냐”
대우건설은 조합의 유찰 판단 과정부터 문제가 있다고도 주장한다. 대우건설은 “조합이 이사회·대의원회 등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1차 입찰을 유찰로 판단하고 2차 입찰공고를 게시했다”며 “이 같은 절차는 무효”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9일 마감된 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 입찰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참여했다. 그러나 조합은 마감 다음날인 10일 대우건설이 공사비 산출과 시공 범위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재입찰을 공고했다가 대우건설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자 단 몇 시간 만에 취소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함에 따라 추후 서울시나 성동구청 등의 행정지도에 따라 입찰 절차 등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성동구청은 도시정비법과 시공사 선정 기준에 따라 입찰 공고와 유찰 판단 과정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일정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홍보행위 논란까지 불거지며 조합과 대우건설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우건설이 시공사 선정 절차 중 반복적으로 홍보행위 제한 규정과 입찰지침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시공사 선정 기준에 따르면 홍보관 운영 등 조합이 정한 방식 외에 개별 홍보나 사은품 제공 등은 엄격히 금지된다. 조합은 지난해부터 대우건설에 불공정 홍보행위 금지와 준수사항 통지를 보내는 등 여러 차례 시정을 요구했지만 위반 행위가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이 입찰제안서 사업조건을 언론에 공개한 것 역시 조합과 사전 협의가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조합원의 눈과 귀를 막는 것은 조합원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사업 추진이 아니다”라며 “언론을 통한 사업조건 공개 역시 조합의 승인사항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도록 입찰이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상식적이고 공정하게 입찰이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성수4지구 재개발 사업은 지하 6층~지상 65층, 1439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총 공사비만 1조3628억원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