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이사회를 열고 미국 조지아 트빌리시에 설립한 지사를 폐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지아 지사는 지난 2019년 한수공이 추진한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 시공을 위해 설립됐지만 사업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결국 폐지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착공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지 조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은 280메가와트(MW)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해 46년간 운영한 뒤 조지아 정부에 이관하는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으로 추진됐다. 최초 계획은 2015년 착공, 2020년 말 준공이 목표였지만 본공사는 단 한 차례도 시작되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터키 건설업체 리막(Limak)과의 합작사인 IJV가 발주처인 'JSC 넨스크라 하이드로'(JSC Nenskra Hydro)로부터 총 7억3700억 달러(약 8600억원) 규모의 수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사업은 현대건설과 리막이 엔지니어링, 구매, 건설 등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방식’(일괄수주계약)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현대건설 지분은 약 45%인 3억3200만 달러(약 3800억원)다.
관련 업계에서는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 재개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이미 10년 이상 사업이 진행되지 못한데다 걸림돌로 작용했던 변수 역시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수공은 사업 초기부터 주민 보상 범위와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겹치며 공사비 조정 문제까지 불거졌지만 공사비 증액 등의 실질적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한수공은 공사업체에 지급한 선급금에 대해 충분한 지급보증을 확보하지 않는 등 채권보전조치를 소홀히 해 약 800만 달러(약 104억원)의 회수가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김형동 의원이 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으로 매년 46억~25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2022년에는 1987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후에도 2023년 76억원, 2024년 50억원이 추가 투입되면서 누적 투자액은 2394억원에 달했지만 장부가액은 125억9000만원에 불과하다. 전체 투자금의 94.7%가 손실 처리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발주처의 사업성 검토 및 리스크 관리 실패가 시공사의 부담을 키운 전형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착공에 나서지 못한 7년의 시간 동안 현대건설은 시공을 위해 현지에 파견한 인력과 법인 유지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측은 “사업이 재개될 경우 법인을 다시 설립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사업 정상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기보다는 발주처의 책임 하에 사업 자체가 어그러졌다는 점을 전제로 한 ‘형식적 여지’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공사가 단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지 조직을 유지해야 했던 점은 시공사 입장에서 비용 부담만 누적시키는 구조였다”며 “사업 정상화에 대한 가시적인 신호가 없는 상태에서 법인 정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수공은 넨스크 수력발전 사업과 관련한 질문에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며 확답을 피했다. 공사 관계자는 “사업 철회는 아니다”라며 지연 배경 등에 대한 질문에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