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대주주 지분 제한' 강행…혁신금융 '새판짜기' 올스톱 위기

재테크

뉴스1,

2026년 2월 24일, 오전 06:07

금융위원회 전경

가상자산 분야 첫 업권법에 해당되는 2단계 입법을 추진 중인 금융위원회가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면서 가상자산 업계의 '새판짜기' 전략이 '올스톱' 위기다.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코빗·미래에셋그룹 등 거래소를 중심으로 전략적 결합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대주주 지분율 제한이 강행될 경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오전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대표들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를 만나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당국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검토 중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15~20% 제한 방안'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해당 사안은 국회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업계와 마찬가지로 대주주 지분율 제한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해당 내용을 제외한 법안을 당 정책위원회에 보고한 상태다. 반면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금융위 안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국회 사안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위의 의지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안다"며 "TF 내에서 절충안을 마련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지 않고, 정책위 차원에서 금융위 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융위 안이 법제화될 경우 발생할 파장이다. 대주주 지분율 상한이 15~20%로 설정되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모두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업계에선 현재 추진 중인 '새판짜기'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주주 지배력 남용 방지라는 취지와 달리, 책임지는 주주를 사라지게 하고 장기 투자와 전략적 결합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다.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공식화했다. 당시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두나무는 거래 및 블록체인 사업, 네이버파이낸셜은 결제 및 웹2 사업을 주도해 세계 시장 대응을 위한 체급을 갖추겠다"고 밝히며 사업 확장 의지를 피력했다.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된다. 최대 주주인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19.5%, 네이버파이낸셜이 17%,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 10%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다. 그러나 규제가 시행되면 두나무의 자회사 편입에 차질이 생겨 전략을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금융사와의 협업으로 재도약을 노리는 코빗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13일 코빗 지분 92.06%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고(故) 김정주 NXC 창업주 별세 이후 성장 동력을 잃은 코빗이 토큰증권(ST),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미래에셋과의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그러나 대주주 지분 제한이 시행되면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 취득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업계는 가상자산·금융 결합을 통해 합종연횡에 나선 글로벌 흐름과 정반대로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법인·외국인 투자, 파생상품·ETF 거래 등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주주 지분 규제까지 시행되면 한국 시장이 또 '갈라파고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인베이스 등 해외 주요 거래소들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한국은 사전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대주주 지분 제한을 법에 포함하려 하며 입법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글로벌 규제 정합성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TF 자문위원인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한국판 코인베이스 같은 기업이 나오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이 발생할 수 있고, 지분을 과도하게 쪼개면 주인 없는 회사가 돼 의사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 체계와 투명한 경영 시스템이 충분히 정착한 뒤 일정 업력이 쌓인 기업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 단계에서 강행할 경우 헌법소원 등 법적 논란으로 이어질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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