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자문위원단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TF 디지털자산입법안에 대한 자문위원 의견을 듣기 위해 열린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 위원 및 자문단 회의에서 이정문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6.2.24 © 뉴스1 유승관 기자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가 출범 이후 5개월째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논의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와 엇갈린 기조를 다시 조율하는 과정에서 발의 일정이 거듭 늦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고, TF의 역할과 논의 구조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여당내 의견 조율도 도출하지 못하는 사이 야당인 국민의힘은 '싸움구경'만하는 상황이다.
"시간 더 필요" 2단계법 또다시 연기…당내 의견 정리 난항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TF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책위원회와 조율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 논의가 길어지면서 업계 전반의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내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TF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문위원들과 회의를 열고 약 2시간 30분 동안 가상자산 2단계 법안 최종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단계 법안은 가상자산 발행·공시 규율과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 등을 담은 업권법이다. 이용자 보호 중심의 1단계 법안(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달리, '산업 설계' 성격을 지닌 만큼 업계는 제도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회의 이후 "TF 법안 내용을 수정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해 최소 일주일 정도는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 같고, 다음 달 초쯤 윤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설 연휴 전 발의를 목표로 했다가 이달로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다시 일정이 미뤄진 셈이다.
TF는 지난해 9월 2단계 입법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출범했다. 거래소 규제 체계 정비와 스테이블코인 규율, 산업 육성 방안 등을 제도화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출범 이후 여러 차례 회의에도 불구하고 법안의 윤곽을 담은 최종안은 마련되지 못했다.
현재 2단계 법안은 TF와 정책위, 금융위원회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의 쟁점을 두고 시각이 엇갈리면서 합의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TF는 전날 회의 이후 주요 쟁점에 대한 절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일각에선 출범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TF가 조정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TF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논의 창구 역할을 했지만, 정책위와 의견이 엇갈리며 입법을 적극 견인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TF 위원장을 맡은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정책위는 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기구이고, TF는 원내에서 특정 사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조직"이라며 "TF의 논의 결과가 가장 많이 반영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기다림에 지쳤다"…제도 공백에 혁신금융 '새판짜기' 구상 불투명
논의가 길어지자 업계의 피로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도 미비로 중장기 투자 계획과 사업 전략 수립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금융사와 카드사, 핀테크 기업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를 출원한 상태지만,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을 2단계 법안에 포함할지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면서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과 코빗·미래에셋그룹 등을 중심으로 한 업계 '새판짜기' 구상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정치 일정이 맞물릴 경우 지연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오는 6월 지방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 2단계 입법 논의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회 사정에 정통한 한 거래소 관계자는 "여당에서 대주주 지분율 규제를 일정 수준 완화하는 방안에 합의하더라도, 정무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야당의 반대라는 변수도 남아 있다"며 "여러 정치적 변수를 감안하면 논의가 하반기로 넘어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역할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김상훈 의원을 중심으로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검토 등을 예고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범 취지에 걸맞은 가시적인 입법 성과를 보여줄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