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싼 매물 1300건 모두 ‘허위’…AI로 부동산 불법거래 잡는다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3월 05일, 오후 01:00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서울 A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플랫폼에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매물 1300여 건을 단기간에 등록했다. 조사 결과 이는 허위 매물로 소비자를 유인한 뒤 전세사기 위험이 높은 계약으로 유도한 정황까지 확인돼 수사 의뢰 조치됐다.

또 다른 부동산 불법행위 사례로 서울 B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는 중개보조원인 배우자가 개업공인중개사의 상호와 성명을 사용해 거래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적발됐다. 부부 관계에 따른 운영 위임을 주장했지만, 계약서 작성은 개업공인중개사에게만 허용된 고유 업무라는 점에서 위법으로 판단돼 공인중개사 자격 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서울의 한 부동산 모습(사진=연합뉴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시가 부동산 시장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선다. 거래량이 늘어나는 시기를 틈타 허위 매물과 무등록 중개 등 시장 교란 행위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상거래 분석을 통해 사전 차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5일 2024년부터 고도화해 온 ‘서울시 부동산동향분석시스템’을 본격 가동해 이상 거래를 사전에 포착하고, 불법행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선별해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국토교통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25개 자치구와 합동으로 진행된다. 서울시는 실거래 신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이상 거래를 분석하고, 불법행위 우려 지역을 시각화하는 시스템을 활용한다. 특히 입주 시기에 맞춰 임대차 물량이 대량으로 거래되는 대단지 아파트 인근 중개사무소를 중점 점검 대상으로 삼는다. 대단지 아파트 주변에서는 허위 매물 게시, 무등록 중개, 이중계약서 작성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점검 대상은 △무자격·무등록 중개 △공인중개사 자격증·등록증 양도·대여 △중개보수 초과 수수 △허위·과장 광고 △인터넷 중개대상물 표시·광고 위반 △계약서 및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작성 위반 등이다.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행정처분은 물론 수사 의뢰 등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자치구와 함께 진행한 지도·단속에서 총 4455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이 가운데 △자격 취소·정지 22건 △등록 취소 58건 △업무정지 149건 △과태료 부과 2131건(23억5000만 원) △경고·시정 1699건 등의 행정처분이 이뤄졌으며, 396건은 수사 의뢰(고발) 조치됐다.

서울시는 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대한 우려에도 대응한다. 현재 국내 부동산 외국인 거래와 관련한 별도 규제가 없는 가운데, 내국인 역차별 및 시장 교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외국인 매수 거래에 대해 실거주 여부 현장 점검과 자금조달계획서, 체류자격 증명서 등 관련 자료를 추가 확인할 예정이다.

허가 조건에 따른 이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명령을 내리고, 이후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 부과 또는 수사기관 고발 등 후속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지난해부터 고도화해 온 부동산동향분석시스템을 활용해 이상거래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불법행위를 보다 면밀히 점검할 수 있게 됐다”며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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