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에 치솟는 환율. 서울 명동 환전거래소를 찾은 외국인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방인권 기자)
국제유가 흐름을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아시아 지역 원유 거래의 대표적인 지표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두바이유 가격 변동은 국내 에너지 가격과 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한국석유공사의 에너지 정보 서비스인 오피넷 자료에 보면 2026년 2월 하순까지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던 Dubai(현물) 원유 가격은 2월 27일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 가격은 95달러에 근접하며 약 34% 급등했다. 이는 단기간에 발생한 매우 이례적인 가격 변동이다.
두바이원유 가격 추정값 (그래픽=도시와경제)
국제유가 상승이 건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직접적이다. 건설비는 단순히 철근과 시멘트 가격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와 물류 비용이 크게 반영된 복합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철강이나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는 대량의 에너지가 사용되고, 건설 장비 역시 대부분 디젤 연료를 사용한다. 여기에 건설 자재를 현장으로 운송하는 물류 비용 역시 유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아스팔트, 플라스틱, 화학 자재 등 상당수 건설 자재가 석유 기반 제품이라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결국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자재 생산 비용과 운송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전체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2022년에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원자재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철강과 에너지 자원의 주요 공급국이기 때문에 전쟁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크게 흔들렸다. 특히 철근과 형강 등 건설 핵심 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건설사의 공사비 부담이 빠르게 증가했다. 시멘트 산업 역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유가와 전력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로 국내 건설 시장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나타났다. 가격이 급등하면서 철근과 시멘트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건설 공사비도 빠르게 증가했다. 그 결과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했고, 일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는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건설비 상승은 분양가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에는 기본형 건축비 자체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유가 상승까지 겹칠 경우 분양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는 신규 주택 공급 가격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공급 측면이다. 건설비 상승이 장기화되면 일부 사업장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착공이 지연되거나 사업 추진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이는 결국 중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공급이 줄어들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이 다시 형성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결국 중동에서 시작된 전쟁은 단순히 국제 뉴스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유가 상승을 통해 건설비와 분양가, 그리고 부동산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만들어낸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충격이 국내 부동산 시장의 비용 구조를 흔드는 셈이다.
앞으로 시장이 주목해야 할 변수는 국제유가 상승이 얼마나 장기화될 것인지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 압력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러한 비용 상승이 실제 건설비와 분양가에 얼마나 빠르게 반영될 것인지다.
부동산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금리나 정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