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올린 공사비…재개발·재건축 조합, 어떻게 대비할까[똑똑한부동산]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3월 07일, 오전 11:01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 최근 이란에서 전쟁이 발발했다. 원자재 가격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의 근심도 깊어졌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자잿값이 크게 인상되면서 재개발, 재건축 사업지마다 공사비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재개발·재건축 조합에서는 사업의 지연이나 중단을 막기 위해 부득이 시공사가 요구하는 공사비 증액안을 일부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재건축이 추진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 7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건설 부동산 시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잿값이 상승하면 시공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돼 심각한 경우에는 공사를 많이 하면 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가 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지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에서 보았듯이 시공사는 자잿값이 크게 인상되면 공사를 멈추고 조합에 공사비 증액을 요구한다. 기존 시공사가 공사를 중단한 사업장에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도 어렵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시공사가 요구하는 공사비와 비슷한 금액을 공사비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조합들도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사례를 본 후 높아진 공사비를 현실로 받아들여 대부분 시공사와 공사비 협상에 나섰다.

그런데 최근 이란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공사비도 오를 수밖에 없어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의 시름도 깊어지게 된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공사비가 높아진 시점만 하더라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평당 공사비가 500만원대에 불과했지만, 최근 시공사를 선정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평당 공사비가 천만원을 웃돈다. 가뜩이나 높아진 공사비와 건설, 부동산 경기의 부진, 사업성이 높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의 희소성으로 인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인한 주택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로 공사비가 상승할 가능성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제 시공사를 선정하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에서는 시공사를 선정할 때부터 시공조건을 구체적으로 시공사와 합의하는 것이 유리하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경우 비교적 사업 초기 단계에 시공사를 선정하는데, 추후 공사비가 확정되는 시점은 착공 시점이다. 공사도급계약 내지 공사도급가계약을 체결한 때로부터 실제 착공시점이 최소한 수년 이상이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착공 시점에 시공사와 조합은 최종 공사비를 확정하게 된다.

따라서 시공사를 선정하는 시점에 공사비에 포함될 항목을 구체적으로 합의하고, 시공사가 제시한 공사비 항목 중에 필수 사항이 누락됐거나 불필요한 사항이 포함된 것을 적절히 취사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착공 시점에 공사비를 정하는 기준도 구체적으로 정해두면 착공 시점에 공사비를 둘러싼 분쟁을 줄일 수 있다. 이때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하면 아직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조합은 시공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담한다. 조합이 정당한 이유 없이 시공사와의 공사도급계약 체결을 거부하면 조합은 시공사에게 손해배상 등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를 비롯한 업체 선정은 신중해야 한다. 이때 조합과 계약을 맺는 시공사를 비롯한 업체는 전문가 집단이다. 구체적 선정절차를 진행한 후 계약조건을 협상하려고 하면 늦는다. 그나마 조합이 협상에서 유리한 시점은 시공사 등의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기 이전이다. 시공사를 비롯한 업체 선정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꼼꼼히 따져야만 추후 불필요한 손실과 분쟁을 줄일 수 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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