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산세 등 보유세 기준점이 되는 공시가격을 받아든 주택 보유자들은 집값 대비 공시가격 상승률이 더 높게 나온 것 아니냐며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공시가격은 1년치 시세 변동률에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반영률) 69%를 곱해 계산하는데 현실화율이 4년째 동결된 만큼 시세 상승률이 그대로 공시가격 상승률이 된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KB부동산이 집계하는 시세 상승률보다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시세 상승률이 두 배 가량 높기도 했다.
서울시 한강 남쪽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19일 KB부동산,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아크로타워 84㎡의 올해 1월 1일 기준 KB부동산 시세는 15억 500만원으로 1년 전(14억 2500만원) 대비 5.6% 올랐다. 반면 공시가격은 같은 기간 9억 8900만원에서 10억 9900만원으로 11.1%나 올랐다. 상승률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아크로타워 아파트는 지난해 4건만 거래됐을 정도로 실거래 사례가 드문 편이다.
도봉구 방학동 대상타운 현대아파트는 84㎡ KB기준 시세가 7억 8500만원에서 8억원으로 1.9%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공시가격은 5억 2100만원으로 3.8% 상승해 두 배 올랐다.
1세대 1주택자 기준 올해 첫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된 강동구 그라시움 59㎡도 KB시세보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더 높았다. 이 아파트의 작년 1월 KB 기준 시세는 18억 6000만원에서 24억 5000만원으로 31.7% 올랐는데 공시가격 상승률은 9억 4300만원에서 12억 9800만원으로 37.6% 뛰었다. 공시가격이 12억원을 초과하면 1세대 1주택자라도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다. 여의도 시범 아파트 79㎡도 1월 KB시세 기준 27억 5000만원으로 1년 전 대비 25% 올랐는데 공시가격은 31.2% 상승했다.
반대로 공시가격 상승률이 KB시세 상승률보다 소폭 낮은 경우도 있었다. 강북구 미아동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KB시세가 8억 4500만원으로 8.3% 올랐는데 공시가격 상승률은 7.8% 오르는 데 그쳤다.
공시가격은 올해 1월 1일 시세를 2025년 1월 1일 시세와 비교해 상승률을 계산하는데 이때 시세 산정 기준이 KB부동산 기준과 다르다. KB부동산은 실거래가, 호가, 거래사례 등을 반영하고 현장 중개업소 등의 현재 매물 가격, 거래 분위기를 고려해 산정한다. 국토교통부에서 산정하는 공시가격도 비슷한 방식이다. 실거래가, 주변 시세, 중개업소의 매물 정보를 반영한다. 그 외에는 감정평가 등도 추가적으로 반영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별 아파트의 층, 호수, 조망 등 개별 물건의 특성까지 검토되다보니 KB부동산 시세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KB부동산, 국토교통부
지난해 서울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8.7% 올라 2021년(19.9%)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공동주택 매매 가격 상승률(7.1%), 실거래가 상승률(12.8%)보다 높은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주택 가격과 무관하게 같은 상승률을 적용하는 반면 공시가격은 총액변동 방식으로 고가 주택이 많을수록 상승률이 더 높아지는 구조다.
이런 가운데 일부 아파트 단지 등은 시세보다 더 높은 공시가격 상승률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범 아파트를 보유한 40대 김 씨는 “작년 집값은 토지거래허가제 일시 해제, 6.27대책과 10.15대책 등 각종 규제가 예고된 상황에서 포모심리(FOMO·기회를 놓칠까봐 두려워하는 심리)에 단기간에 더 뛰었다”며 “집값 뛴 책임은 정부에 있는데 마치 이에 대한 책임을 집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세금으로 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90%까지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부담 확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시가격은 보유세를 넘어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7개 지표에 연동되는 만큼 정책 수용성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그러나 시세보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을 경우엔 수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공시가격 산정이 잘못됐다며 이의신청을 하겠다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공시가격에 대한 의견은 4월 6일까지 이견서를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나 관할 시·군·구 민원실 등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이후 4월 30일 최종 공시된다.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우리 집은 거의 거래가 안 됐고 직거래로 시세보다 떨어진 적도 있는데 공시가격이 30% 올랐다”며 “주변이 많이 올랐더라도 우리 집은 떨어질 수 있는데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주변과 똑같이 상승시킨 것 같다. 정부 입맛에 맞게 시세를 정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