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스테이블코인 결제로 돈 버는데…'실험 단계'에 발 묶인 韓

재테크

뉴스1,

2026년 3월 20일, 오전 07:02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결제와 금융 서비스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한국은 입법 지연으로 시장 진입이 막히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선 직접 결제 사업 추진이 어려워 해외 기업과 협력하거나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와 연계한 간접 실험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일부 기업에라도 우선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38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31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일 312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려는 해외 금융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 금융그룹 SBI홀딩스의 가상자산 자회사 SBI VC 트레이드는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USDC 대출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용자가 USDC를 플랫폼에 예치하면 이자를 받는 구조다.

글로벌 결제 기업 페이팔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 서비스를 70개국으로 확대했다. 이용자들은 송금뿐 아니라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보상도 받을 수 있으며, 미국 기준 연 4% 수준의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결제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관련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거나 인수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기업 트랜스파이는 최근 192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디지털 결제 투자사 튜링파이낸셜그룹이 주도했다.

홍콩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업 리닷페이도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여러 기업과 논의 중이다. 리닷페이는 앞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USDC 발행사 서클 등으로부터 같은 규모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글로벌 카드사 마스터카드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스타트업 BVNK를 1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은 스테이블코인 규정을 포함한 가상자산 2단계 법안 논의가 지연되며 기업들의 시장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해외 기업과 협력하거나 간접적으로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업 비피엠지는 AI·블록체인 기업 에이든랩스와 함께 태국 바트 및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 태국 정부가 발행하는 디지털 투자 토큰 'G토큰'과의 연계 방안도 논의 중이다.

국내에서 직접 사업 추진이 어려운 만큼,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사업과 연계해 대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보험연수원은 최근 수강료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실험을 진행했으며, 한은과 협력해 CBDC 결제 실증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은행권 역시 한은의 CBDC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험에 착수하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결제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예금 토큰을 활용한 결제를 통해 이를 간접적으로 시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기업들이 입법을 기다리며 물밑 작업에 나선 가운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최소한의 실험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는 "한은의 CBDC 실험과 스테이블코인 입법이 명확한 로드맵 없이 동시에 진행되면 민간은 어느 쪽에 맞춰 설계·투자를 해야 할지 알 수 없다"며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으로서 한국에서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규제와 CBDC, 스테이블코인, 민간 인프라의 역할 분담이 명확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입법을 기다려온 스테이블코인 법안 논의가 장기화하는 만큼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일부 기업에라도 기회를 먼저 줄 필요가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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