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18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 거래 후 이틀 뒤에야 대금이 정산되는 'T+2(거래일+2일)' 결제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즉시 대금을 지급받는 '주식 토큰화(주식 토큰)'가 주목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주식 매도 이후 대금이 이틀 뒤 지급되는 구조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필요하면 조정을 하는 의제 중 하나로 검토하면 어떨까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은보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은 "현재 T+2로 청산 결제가 이뤄지고 있는데, 내년 10월부터 T+1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대금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하루 단축하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주식 결제가 지연되는 이유는 대규모 거래 데이터를 검증하고, 증권사 간 차익을 정산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제 불이행 리스크를 방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중개 기관이 개입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러한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핵심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주식 토큰이다.
주식 토큰은 주식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쪼개 거래하는 방식으로 대금을 거래 즉시 지급받을 수 있다. 거래 내역과 자금 이동이 블록체인에 실시간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과 시간이 들지 않고, 24시간 거래도 가능하다. 수수료 역시 기존 증권 거래보다 낮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블록체인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모든 거래 기록이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공유되고 위·변조가 어렵기 때문에, 매수자의 자금 보유 여부나 매도자의 자산 보유 여부를 중개 기관이 별도로 검증할 필요가 줄어든다. 여기에 스마트 계약(스마트 콘트랙트)을 결합하면 특정 조건 충족 시 거래 체결과 대금 지급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토큰화는 부동산, 채권 등 다양한 자산으로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 콘트랙트 조건을 코드화해 자동으로 계약을 실행하면 거래 비용·시간을 동시에 줄일 수 있어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해외 기업들은 이미 토큰화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지난해 레이어2 블록체인 아비트럼과 협력해 유럽에서 주식 토큰 서비스를 출시했다. 투자자들은 애플, 테슬라 등 주요 종목을 소액 단위로 거래하고, 즉시 결제와 낮은 수수료 혜택을 누리고 있다.
전통 금융시장도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미국 나스닥은 주식 토큰 거래 도입을 추진해 왔으며,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았다. 기존 증권 시장과 동일한 호가창(오더 북)과 규제 체계를 유지하면서 블록체인 기반 결제 방식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역시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와 동시에 결제가 이뤄진다"며 "향후 블록체인에 의한 거래가 이뤄지면 청산결제 과정이 없어질 것이고, 즉시 지급이 이뤄지는 과정으로 변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국제적 동향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청산결제가 이루어지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미술품, 음원 저작권 등을 쪼개 거래하는 조각 투자 시장은 제도권에 편입됐지만 주식 토큰 시장은 한국에서 열리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주식 토큰을 어떻게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일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