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최고재무책임자(CFO) 협의회 콜을 인용해 기업 CFO들이 스스로 ‘2주 데드라인’을 설정하고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에너지·원자재 시장 전문가인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지난 17일 열린 CFO 협의회 콜에 초청받아 “4월 1일 이후에도 사태가 올해 중반까지 이어진다면 그때가 다음 단계의 가격 재조정 시점”이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크게 넘어서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시작되는 때”라고 말했다.
현재 WTI는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상단이 막혀 있고, 브렌트유는 105~110달러 범위에서 거래되고 있다. 킬더프는 이에 대해 “시장이 이 상황이 빨리 해결될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유가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재조정될 것”이라며 “다음 1~2주 안에 100달러가 새로운 하단이 될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 CFO ‘3가지 시나리오’ 상정해 대비
콜에 참여한 한 에너지 부문 CFO는 △3월 말 해협 재개방 △연중 재개방 △연말까지 봉쇄 지속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시나리오가 더 가능성이 높은지 현재로서는 판단이 어렵다며 “최악의 상황이 무엇인지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기술 부문 CFO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유가를 직접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회사라 해도 간접적 영향은 피할 수 없다”며 “소비자 수요는 결국 기업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우리 사업에도 직접 타격이 된다”고 말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콧 커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유가 175달러를 상정한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며, 2027년까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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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더프는 전략 비축유 방출 등 각국 정책 수단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하루 1000만~120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은 사실상 극복 불가능하다”며 “이를 상쇄할 정책 수단도, 동원할 카드도 없다”고 단언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정상적으로 이동하는 하루 약 2000만 배럴을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파이프라인 등으로 우회하는 방안도 파이프라인의 일일 처리 용량이 최대 200만 배럴 수준에 불과해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그는 설명했다.
킬더프는 “군과 정부가 4월 1일까지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며 “올해 중반에는 인도, 일본, 한국에서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산업 생산을 줄이며 전력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아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올 연말에는 미국도 대형 에너지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전력망 공격 시 완전 봉쇄”…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이란이 48시간 내에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내 발전소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란은 22일 “자국 전력 인프라가 공격받으면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겠다”고 맞받아쳤다.
미군 합참의장은 지난 19일 “군이 이란의 해협 통항 차단에 이용되는 선박을 추적·격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킬더프는 이란이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에 맞서 주변국 원유 생산 시설을 비대칭 보복 공격할 가능성도 경고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이라크의 주요 인프라에 이란의 성공적인 공격 소식이 들리면 유가는 순식간에 배럴당 20달러가 뛸 것”이라며 “시장 트레이더들은 ‘지금 사고 나중에 물어봐라’ 모드”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유가의 추가 리스크 프리미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카타르에너지 CEO는 지난 19일 로이터통신에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용량의 17%가 파괴됐으며, 완전 복구까지 3~5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킬더프는 “설령 상황이 진정되더라도 유가가 70달러나 60달러대로 되돌아가는 길은 펀더멘털과 여전히 높은 위험 환경 때문에 더 험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