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홀딩스 로고.
비트코인(BTC) 채굴로 성장해온 미국 상장사 마라홀딩스가 보유 비트코인을 매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다.
마라홀딩스는 채굴 회사이자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매입해온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이다.과거에는 비트코인 매입이 주식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매각 소식이 오히려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역전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 매입으로 끌어올린 주가…이제는 매각해야 상승
2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마라홀딩스가 비트코인 1만5133개(현 시세 약 1조 6600억원)를 매각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 26일(현지시간), 8.06달러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한때 9.39달러까지 16% 이상 올랐다.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해 8.6달러 선까지 다시 떨어졌지만, 비트코인 매각 사실이 오히려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이는 과거와 대비되는 흐름이다. 마라홀딩스는 지난 2024년 비트코인 매입 발표로 주가를 끌어올렸던 기업이기 때문이다.
2024년 7월 마라홀딩스는 앞으로 채굴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풀 호들(Full HODL)' 정책을 선언했다. 그 영향으로 그 해 하반기 내내 마라홀딩스 주가는 상승 흐름을 탔다. HODL은 'Hold On for Dear Life'의 약자로, 무슨 일이 있어도 자산을 장기 보유하겠다는 투자 전략을 뜻한다.
비트코인 팔아 신사업 토대 마련…AI 인프라 사업으로 '피보팅'
이처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비트코인 채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
그동안은 비트코인으로 회사 규모를 키웠지만, 현재는 채굴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만큼 비트코인 매각 자금으로 신사업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코인셰어스의 올해 1분기 채굴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자가 얻는 수익을 나타내는 '해시 프라이스(Hash Price, 보유 해시당 일 예상 수익)'가 최근 28달러까지 떨어지면서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인셰어스는 "비트코인 채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구형 장비를 사용하거나 높은 전기료를 내는 채굴자는 손실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채굴자 중에선 약 20%가 수익률 '제로(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채굴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마라홀딩스는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라홀딩스는 대규모 전력과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냉각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는데, 채굴 효율이 떨어질 때는 이 인프라를 AI 연산에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마라홀딩스는 지난해 8월 고성능컴퓨팅 인프라 기업인 '엑사이온'을 인수하며 피보팅(사업 전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번에 비트코인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는 기존에 발행한 전환사채를 할인된 가격에 사들여 부채를 줄이고, 개선된 재무구조를 토대로 신사업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프레드 틸 마라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비트코인 매각을 통해 재무적 유연성을 높여, 회사가 비트코인 채굴을 넘어 AI·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기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굴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각, 앞으로도 지속될 듯"
한편 마라홀딩스를 비롯한 채굴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정리하는 사례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채굴 사업의 수익성이 장기간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헤지펀드 렉커 캐피탈의 퀸 톰슨(Quinn Thompson) 설립자는 지난 26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에서 마라홀딩스의 비트코인 매각 사실을 공유하며 "업계 전반에 걸친 대규모 자산 정리의 시작일 수 있다"고 짚었다.
앞서 톰슨은 지난 13일에도 테라울프, 코어사이언티픽 등 기존 채굴 기업들이 채굴 인프라를 AI 인프라로 전환하면서 해시레이트를 낮추고 있다고 했다.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 채굴 시 연산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시레이트가 높아질수록 채굴 경쟁이 치열해진다.
해시레이트가 낮아지면 경쟁이 느슨해지므로 채굴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커지지만, 동시에 채굴 기업들은 기존 인프라를 AI 인프라로 전환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아야 하는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즉,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지속하려면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아야 하는 것이다. 코어사이언티픽도 올해 1월 비트코인 1900개를 처분한 바 있다.
톰슨은 "채굴 기업들이 보유 중인 비트코인이 8만 개에 달한다"며 "채굴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매각할 시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예측했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