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절세용 급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유예가 종료된 후에는 매물 잠김 현상이 우려되는 만큼, 계속해서 매물이 출회될 여건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번 조치로 대출 연장이 금지되는 다주택자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는 1만 7000가구인데 이 중 개인 다주택자의 비중은 1% 미만이고 대부분이 임대사업자의 매물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1만 2000가구다.
이 물량이 바로 시장에 풀리는 건 아니다. 임차인이 있을때는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예외적으로 만기연장을 허용하고,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도 의무임대기간(보통 8년) 종료일까지는 대출을 회수하지 않는다. 정부는 2017~2018년에 임대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되는 물건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9일 양도세 중과 유예종료와 맞물려 대출 회수 부담을 이기지 못한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늘며 수도권 전반의 가격 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조치는 지난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다주택자 신규 대출 금지에 이어 이미 대출을 받아 버티던 다주택 차주의 레버리지 유지 자체를 어렵게 하는 압박책”이라며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조치로 관망하던 다주택자들이 5월 안에 팔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이달 내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양도세 유예를 놓친 물량 역시 임대차 기간이 끝나는 대로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매물이 늘면서 가격도 하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강남권 등 고가 주택은 거래 위축 속 급매성 가격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조치에 더해 정부가 사업자 대출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을 통한 우회 자금 조달 경로를 차단한 점도 핵심지 매수 심리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그동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하던 자금줄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라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초고가 시장과 강남·서초구 중심으로 당분간 가격 조정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 준상급지와 수도권 외곽 지역은 다주택자발 매물이 늘면서 완만한 가격 안정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수도권 외곽 지역과 준상급지는 대출 규제 직접 영향권”이라며 “매물 증가와 매수 여력 축소가 맞물리며 가격 하방 압력 상대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랩장도 “수도권 전반의 급격한 가격 하락보다는 대출 취약 물건과 외곽 위주의 매물 출회가 이어지며 가격이 안정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다주택자가 공급하던 전세물건이 줄며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다. 남 연구원은 “전세대출에 DSR이 적용되면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는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서민 임차인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전문위원은 “대출 상환 압박을 받는 임대인이 전셋값 조정을 시도하거나 일부 지역에서 역전세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정책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