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사진=이영훈 기자)
문제 제기는 점점 구체화됐다. 2월에는 등록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이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했고,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대출 연장 정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3월에는 사업자 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매입까지 언급했다. 이 같은 신호에 정책 당국은 즉각 반응했다. 금융위원회는 1일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내놨다.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은 사업자 대출 후 부동산을 매입한 의혹이 있는 건에 대해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문제를 지목하면 행정이 즉각 움직이는 ‘손가락 행정’은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했던 계곡 불법시설 정비 정책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단속 이후 특정 업주가 점유하던 공간은 공공에 개방됐다. 이는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하는 과정이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모든 정책이 이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사안이 ‘문제’로 지목되는 순간, 그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과 구조적 맥락은 뒤로 밀린다. 정책은 속도를 얻고 대중의 체감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정밀함을 잃는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이 집을 무주택자가 살 수 있어 전월세 공급 부족은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정작 대출 규제에 무주택자가 살 수 있는 집은 극히 제한된다. 강남 집값이 지표상 떨어졌다고 해서 서민들이 살 수 있는 집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주거 안정이 탄탄해진 것도 아니다.
보유세 논의도 마찬가지다. ‘선진국보다 낮다’는 판단은 주로 실효세율 비교에 기반하는데, 국가별 산정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 실효세율은 보유세수 총액을 부동산 가격 총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한국은 분모인 부동산 가격에 토지 가격을 포함하고 매년 공시가격을 반영하는 반면 일부 국가는 거래 시점에만 부동산 가격을 평가해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수 비중이나 총세수 대비 비중이 더 적절한 비교 지표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재산세 비중은 약 2.98%로 7위 수준이다. OECD평균 기준으로 보유세수는 평균인 반면 취득세수 부담은 높은 편이다. 반면 공공주택 모델로 자주 언급되는 싱가포르는 3년간 보유하면 그 이후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없다.
문제를 지목하는 일은 정책의 출발점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손가락이 달을 가리킬 때, 우리는 달을 본다. 그러나 달만 바라보다 보면 그 주변의 별과 행성 등 우주 생태계의 구조는 놓치게 된다. 지금의 정책 논의가 ‘지목된 문제’에만 머무른다면, 우리가 놓치는 것은 생각보다 클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