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대출 옥죄도 외곽은 쑥…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견인하나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05일, 오후 06:58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서울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서울 아파트값 오름폭이 다시 확대됐다. 강남권은 약세를 이어가는 반면 외곽에서는 실수요가 유입되며 가격을 떠받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곽을 중심으로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업소 앞에 가격 시세표가 부착돼 있다.(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다섯째 주(3월 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2% 상승했다. 전주(0.06%)보다 상승폭이 두 배로 확대된 것으로 강남권 하락폭보다 외곽 지역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나며 전체 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0.22%), 서초구(-0.02%), 송파구(-0.01%) 등 강남권은 약세가 이어졌다. 반면 강서구·성북구·서대문구(각 0.27%), 관악구(0.26%), 노원구(0.24%), 구로구(0.24%) 등 외곽·중저가 지역은 0.2%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용산구와 동작구도 0.04%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제한 등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은 아직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이날 기준 7만8739건으로 7일 전 대비 2.6% 감소했고 규제 발표 직후인 3일 전과 비교해도 3.1% 줄었다. 7일 전과 비교하면 서대문구·서초구·용산구·종로구를 제외한 21개 자치구에서 매물이 감소했으며 강남구는 10.2%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는 대출 만기 도래 시점이 분산돼 있고 규제 시행(17일) 이전까지는 자금 부담이 제한적인 ‘시차 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임차인이 있는 경우 만기 연장이 허용되는 예외 규정과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이미 급매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된 점도 단기 매물 출회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말까지 대출 만기 도래 물량은 약 1만2000가구 수준이다.

최근 강남3구 등 핵심지에서는 다주택자 급매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된 이후 매도자들이 추가 가격 인하를 꺼리며 매물 출회를 조절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 위축과 매물 잠김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이 같은 흐름은 외곽 지역의 중저가 매물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억~15억원 이하 가격대는 정책대출 활용이 가능하고 실수요 유입도 꾸준한 데다 전월세 매물 부족까지 겹치며 가격 하방이 제한되는 구조다.

이에 따른 연쇄 효과로 시장에서는 향후 ‘키 맞추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저가 지역에서 형성된 상승 자금이 한강벨트로 이동하며 지역 간 가격 격차를 좁히는 흐름이다. 이미 최근 외곽 지역에서 가격 상승을 경험한 매도자들이 마포·성동 등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상반기 가격 강세를 보인 중위 서울 중위 지역 매도자들 중심으로 한강벨트 갈아타기 움직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주택자 급매시장에서 한강벨트 지역은 가격 조정이 크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에 강남3구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전월세 매물 감소를 가속하며 매매시장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출 규제는 초기에는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강남권을 겨냥한 규제만으로는 시장 전체 흐름을 바꾸기 어렵고 전세 매물 감소 등으로 수도권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이번 규제 조치는 전세 매물 축소와 월세화를 부를 수 있다”며 “매매시장 안정 효과와 달리 임대차 시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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