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도 안 나오는 이주비 대출…시공사 보증에 숨통, 비싼 이자는 걱정”[르포]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07일, 오후 07:17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시골에 주택이 하나 있는데 다주택자라고 대출이 아예 나오지 않아요. 시공사에서 도와줘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이자가 걱정이죠.”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만난 A씨는 이 같이 말하며 울상을 지었다. A씨가 사는 빌라는 서울시 2호 시범사업인 면목동 모아타운 내 위치한다. 해당 지역은 당초 지난해 착공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주비가 나오지 않아 이주 자체가 올해 말로 미뤄진 상황이다. A씨는 “여기 사람들 시장에서 음식 팔고 청소해서 먹고 산다”며 “이런 낡은 집에서 살고 있는데 투기꾼 취급하는 게 맞나”라고 토로했다.

서울 중랑구 면목역 모아타운 대상지 건너편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시공사 대출로 고비 넘겼지만…“이자 부담 약 3배”

7일 서울시에 따르면 면목동 86-3번지 일대 모아타운은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일부 지역은 사업시행인가까지 마치고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지난해부터 이주를 시작, 지난해 말 착공할 예정이었지만 6·27 대출 규제,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이주비가 1주택자 담보인정비율(LTV) 40%, 2주택자 이상 LTV 0%로 묶이며 사업이 지연됐다. 최근 DL건설이 지급보증을 해주며 사업은 겨우 진행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대출 이자다. 기존 이주비 대출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에 따라 연 이자가 3%대이지만 시공시 지급보증에 따른 이른바 ‘추가 이주비 대출’의 연 이자는 이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실제로 면목 모아타운의 경우 추가 이주비 대출 이자율은 연 7.5%로 HUG 보증보다 약 4.5%포인트 높다. 예컨대 6억원을 추가 이주비 대출 할 경우 연 부담해야 할 이자금만 월 375만원으로 기존 HUG 보증에 따른 대출 이자금(월 150만원)보다 225만원 가량을 더 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합원들은 이자비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주비 대출 원금과 이자는 입주 후 잔금 납부 시 정산된다. 예컨대 조합원 분담금이 1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10~20%가량을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내고 나머지 8억원과 이주비 대출 원금, 이자금을 입주 이후 내는 방식이다. 최근 공사비 급등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대출 이자 부담까지 발생한다면 사실상 남는게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조합원 B씨는 “지금 이 동네는 주차도 힘들고 집도 낡아서 수리비로 나가는 돈도 상당하다”면서도 “나중에 낼 돈을 생각하면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현재 조합은 서울시의회에서 발의된 ‘서울특별시 주택사업특별회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영철 국민의힘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조례안은 조합원 이주비 이자 50% 이내를 서울시 주택사업특별회계로 보전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손경훈 면목역 모아타운 추진단 대표 조합장은 “이자 부담이 마음에 걸리지만 서울시 조례에 50% 이내로 지원해주는 조례가 나왔기 때문에 거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며 “이주를 빠르게 마쳐 올해 말까지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중랑구 면목본동 인근 모아타운 대상지 모습. (사진=김형환 기자)
◇면목동 모아타운만 9곳…“대출 규제로 사업 지연”

현재 면목동에는 시범사업지역 외에도 △면목3·8동 44-6 일대 모아타운 △면목본동 297-28 일대 모아타운 △면목동 152-1 일대 모아타운 △면목동 63-1 일대 모아타운 △면목2동 139-52 일대 모아타운 △면목3·8동 453-1 일대 모아타운 △면목동 127-26 일대 모아타운 △면목동 377-4 일대 모아타운 등 8곳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출 규제가 현재와 같이 이어진다면 해당 사업지 역시 시범사업지처럼 사업 자체가 미뤄지거나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시범사업지와 달리 인근 면목동 모아타운의 경우 DL건설과 같은 대형 건설사가 아닌 중견 건설사가 시공을 맡게 됐는데 추가 이주비 지원을 위한 지급보증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면목동 인근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C씨는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지역들도 대출 규제 이후에 다소 지체되는 분위기”라며 “시범사업지를 제외하고는 아직 ‘100% 된다’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급보증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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