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25억? 노량진이 반포보다 비싸다…상전벽해 현장 가보니[르포]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08일, 오후 07:24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지난 7일 지하철 노량진역 5번 출구 앞 학원가에는 배낭을 멘 학생들이 바삐 걸음을 옮겼다. 오랜 시간 학원가와 고시촌 이미지가 강했던 이 일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노량진3구역 조합’ 간판이었다. 주변 골목마다 ‘재개발·뉴타운’ 간판을 내건 공인중개업소가 줄지어 붙어 있었고 한 건물에 건축사사무소가 여러 개씩 들어선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노량진2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노량진2구역) 공사 현장에 건축 허가 표지판이 붙어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노량진뉴타운은 이달 6구역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을 시작으로 올해 2구역과 8구역 등 총 3개 구역에서 약 3000가구 규모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다.

일부 공인중개업소에는 노량진뉴타운 분양의 첫타자인 라클라체자이드파인 홍보 현수막이 내걸렸다. 낡은 동네 슈퍼와 이미 이름을 바꾼 지 오래인 통신사 간판이 남아 있는 건물 사이로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며 노량진 일대는 신구(新舊)가 한 골목 안에 뒤섞인 모습이다.

장승배기역으로 걸음을 옮기자 5번출구 앞 사거리를 중심으로 상도파크자이와 힐스테이트 장승배기역이 마주 보고 있고 그 사이로 노량진2구역과 6구역 공사 현장이 이어졌다. 노량진2구역 앞 도로 일부는 통제된 상태였고 비가 멎자 작업이 재개되면서 타워크레인과 포클레인이 동시에 바쁘게 움직였다. 장승배기역 뒤편 동작센트럴자이는 골조가 상당 부분 올라와 2028년 1월 입주를 앞둔 단지의 윤곽이 드러난 상태였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노량진2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노량진2구역)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이처럼 거리를 걷다 보니 노량진 뉴타운의 입지 경쟁력이 체감됐다. 노량진역(1·9호선)은 도보 6~7분, 장승배기역은 3분 안팎 거리였다. 노량진2구역은 장승배기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했고 인근에는 동작구청과 상업시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상도파크자이 상가에는 스타벅스와 올리브영 등이 입점해 생활 인프라도 빠르게 갖춰지고 있었다.

6구역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은 오는 13일 특별공급, 14일 1순위 해당지역, 15일 1순위 기타지역, 16일 2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총 1499가구 중 36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2구역은 드파인아르티아로 404가구 중 29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8구역은 아크로리버스카이로 987가구 중 289가구가 공급된다. 나머지 구역도 이주·철거와 관리처분인가 등 절차를 밟으며 사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에 이달 분양을 앞둔 ‘라클라체자이드파인’ 현수막이 붙어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다만 첫 분양부터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졌다. 라클라체자이드파인 분양가는 전용 59㎡가 19억원 중반~21억 후반대, 84㎡는 23억원 중반~25억원 후반대로 책정됐다. 평(3.3㎡)당 약 7600만원 수준이다. 최근 분양된 서초구 ‘오티에르 반포’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탓에 일부 타입은 오티에르 반포보다도 비싼 수준이다.

인근 단지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2016년 입주한 상도파크자이(84㎡)는 지난달 최고 22억 8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으며 같은달 30일 21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 같은 가격 부담은 현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입주권 거래가 다소 한산한 가운데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가 엇갈렸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노량진 재개발 분위기는 확실히 살아났고 개발 기대감도 여전하다”면서도 “다만 분양가가 높다 보니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중개업소 관계자도 “신축인 만큼 원래 시세보다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던 건 맞지만 비싼 건 사실”며 “조합원 입주권 문의는 있지만 거래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장승배기역 5번출구 뒤로 2028년 1월 입주 예정인 동작센트럴자이 공사 현장이 보이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최근 공사비 상승과 신축 선호가 겹치며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수억원대 자기자금이 필요해지자 청약 문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노량진은 여의도와 가까운 입지로 강남과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모두 가능한 상급지에 해당한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 형성 자체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 상승 속도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최근 분양가는 과거 사례와 비교해 상승 폭이 큰 편으로 체감상 부담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공사비 상승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이 빠르게 올라온 측면이 있어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 과열 땐 분상제 확대 적용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라클라체자이드파인 청약 전략에 대해서는 선택이 갈릴 것으로 봤다. 그는 “입지 경쟁력은 분명하지만 가격 부담을 고려하면 고가점자 중심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보다 가격 부담이 낮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여기서 마무리할지, 기다릴지를 판단하는 선별적 청약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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