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마켓 로고.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예측시장 폴리마켓이 미국과 이란 간 휴전 가능성을 예측해 주목받고 있다. 휴전 발표 직전 관련 확률이 50%를 웃돌면서 이용자들의 집단 지성을 비교적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가를 중심으로 한 대형 금융기관들의 투자와 협업까지 이어지며, 예측시장이 새로운 데이터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8일 오후 3시 57분 기준 폴리마켓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언제 종료할 것인가'를 묻는 투표에 총 1581만 달러(230억원)의 베팅금이 몰리며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5시경 '미국과 이란의 4월 내 휴전' 가능성은 약 46%를 기록했다. 전날 30%대에 머물던 것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이후 미국이 이란 공습 중단과 휴전을 발표하기 직전에는 해당 확률이 57%까지 치솟았다. 휴전 협상과 관련해 긍정적인 진전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임시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단계적 개방 논의까지 나오며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의 즉시 개방을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2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 휴전에 동의하며 "방어적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란은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총 10개 항의 제안을 전달한 상태다.
폴리마켓은 칼시와 함께 대표적인 탈중앙화 예측시장 플랫폼으로 꼽힌다. 모든 투표와 거래 기록은 블록체인 분산원장에 저장되며, 스마트 계약을 통해 자동으로 정산되는 구조다.
이용자들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치·경제·스포츠 등 다양한 미래 사건에 베팅하고, 이 과정에서 집단 지성이 형성한 확률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이에 따라 폴리마켓은 여론 흐름을 비교적 빠르게 반영하는 지표로 주목받아 왔다.
실제로 폴리마켓은 지난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을 60%대로 제시하며, 전통 여론조사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초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을 81%로 반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쟁 관련 이벤트에 베팅해 큰 수익을 올린 사례도 등장했다. 일부 지갑 주소는 지난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습 가능성에 베팅해 100만 달러 이상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폴리마켓에는 정치·군사 이슈 외에도 △WTI 원유 가격 △서울 기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게시글 수 등 다양한 주제의 투표가 개설돼 있다.
폴리마켓에 대한 월가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는 지난해 10월부터 폴리마켓에 총 16억 달러를 투자했다.
또 폴리마켓은 다우존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예측 데이터를 주요 미디어에 공급하기로 했다. 향후 기업 실적 발표 시즌마다 시장 기대를 반영한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폴리마켓과 칼시는 각각 약 200억 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투자 유치도 추진 중이다. 린 마틴 NYSE 회장은 "예측시장 결과가 전통 금융시장 투자 판단의 입력값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윤리적 논란과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전쟁과 같은 인명 피해가 수반되는 사안을 베팅 대상으로 삼는 데 대한 비판과 함께, 내부 정보를 활용한 거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크리스 머피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일부 정부 관계자가 군사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예측시장에 참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시장 금지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 네바다주 법원은 폴리마켓 운영사 블록래티스에 2주간 임시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고, 매사추세츠주 법원은 칼시에 스포츠 관련 예측시장 운영 중단을 요구했다.
네덜란드 규제당국은 폴리마켓을 불법 도박 서비스로 판단해 영업을 금지했으며, 아르헨티나에서도 내부자 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접속 차단 조치가 내려졌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