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공사비 전쟁’…휴전 중재가 안통한다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10일, 오전 05:44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공사비 급등을 두고 시공사와 발주처 간의 갈등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과 지방자치단체가 공사비 검증과 코디네이터 파견 등으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한계가 있다. 국내외 변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위험을 줄일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접수된 공사비 증액 검증 요청은 10건이다. 2023년 30건, 2024년 36건에서 지난해 52건으로 급증한 공사비 증액 검증 요청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 및 공기 지연이 예상돼 공사비 증액 검증 요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증액 검증은 2018년 도입됐다. 정비사업에서 시공사가 발주처인 재건축 조합에 공사비 증액을 요청할 경우 비전문가인 조합이 해당 증액 요청이 합당한 결과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전문성을 가진 한국부동산원이 증액이 합리적인지 검증하는 것이다.

시공사와 발주처 간의 갈등 조정의 필요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그 필요성이 대두됐다. 당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이문1구역 재개발, 신반포15차 재건축 역시 공사비 갈등으로 지연된 바 있다.

지자체에서도 이를 조정하기 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코디네이터 제도를 통해 공사비 갈등을 겪는 사업장에서 갈등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건의 정비사업지에서 공사비 갈등이 해결됐으며 올해는 1건이 해결됐다. 3곳에는 파견 관리 중이며 한 군데는 해결방안을 두고 조합 총회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증액 검증과 정비사업 코디네이터 제도가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데 있다. 부동산원의 공사비 증액 검증이 나오더라도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시공사와 발주처 간의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 그 과정이 길어지고 소송을 진행하게 되면 사업 지연에 따른 이자 증가 등 금융비를 고스란히 발주처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시공사가 키를 쥐게 된다.

일각에서는 전쟁·전염병 등 국내외 돌발 상황에 대한 위험을 줄일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주택 건설 현장의 변동성이 과거보다 커진만큼 이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민 주거 안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환보험처럼 주택건설에 한정해 보험 상품을 설계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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