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서클 CEO…"원화도 '온체인'으로 가야 경쟁력 유지 가능"(종합)

재테크

뉴스1,

2026년 4월 13일, 오후 09:10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Circle)의 제레미 알레어(Jeremy Allaire)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SJ 쿤스트할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온체인(블록체인상) 화폐는 더 우수한 버전의 화폐가 될 것입니다. 통화를 보유한 국가가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스테이블코인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원화의 '온체인 버전'이 필요합니다".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의 제레미 알레어 최고경영자(CEO)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그는 한국을 스테이블코인이 활발히 유통될 수 있는 시장으로 보고, 한국 기업과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방한' 알레어, 국내 금융권·핀테크·코인 거래소와 협업 약속
제레미 알레어 서클 CEO가 13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하루뿐인 방한 일정 동안 국내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은 물론, 업비트·빗썸 등 국내 '톱2' 가상자산 거래소와 잇따라 협업을 약속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우선 이날 점심 오찬에는 신한·KB·하나 등 국내 금융권과 다날, 헥토파이낸셜, 갤럭시아머니트리 등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도전 중인 핀테크 기업을 모두 초청했다. 신한·KB·하나 등 국내 금융권과는 국경간 송금 및 자산 토큰화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이날 오찬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알레어 CEO는 "스테이블코인을 국경 간 송금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한국 금융권과 논의 중이며, 이미 상당히 논의가 진전됐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금융기관들이 토큰화된 채권, 토큰화된 신용상품 등에 관심이 많았다"며 "(자산 토큰화는) 한국 금융사 및 자산운용사들과 같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는 화폐는 물론 모든 자산이 블록체인상에서 활발히 거래될 것이란 구상에서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는 핀테크 기업에는 서클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아크(Arc)'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국내 커스터디(수탁) 기업 비댁스가 아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을 발행했다.

알레어 CEO는 KRW1을 예로 들면서 "그 어떤 개발자라도 아크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CPN(서클 페이먼트 네트워크)이라는 결제 네트워크도 있다"며 "스위프트(SWIFT)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네트워크이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다. 이 네트워크를 한국 은행과 핀테크 기업에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두나무), 빗썸과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단, 구체적인 협업 방식에 대해선 "한국 거래소에서의 USDC 유통을 비롯해, 서클이 추진하고 있는 여러 과제들과 기타 기술 협력에 대해서 논의했다"며 말을 아꼈다.

제레미 알레어 서클 CEO가 13일 서울 강남구 SJ쿤스트할레에서 열린 자체 행사에서 김서준 해시드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규제 준수' 강조…"원화 스테이블코인 직접 발행은 안 해"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외에도 알레어 CEO가 강조한 건 '규제 준수'다. 서클은 1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와 달리, 각국 규제를 먼저 검토하고 시장 진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클은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으나, 한국 규제 추진 상황을 살펴본 뒤 구체적인 사업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직접 발행 대신 관련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택할 예정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알레어 CEO는 "서클이 직접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률은 '컨소시엄' 주도 형태가 될 것이라고 들었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는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는 쪽으로 방법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규제가 마련되면 한국 법인을 세울 의향도 있다고 했다. 알레어 CEO는 "우리는 홍콩, 싱가포르,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등 규제가 있는 국가에선 운영을 위해 현지 규제에 맞춰 사업체를 등록했다"며 "한국이 우리 같은 글로벌 기업에 기회를 준다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미국의 규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해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통과시켰다. 현재는 가상자산 시장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클래리티 법(CLARITY Act)'이 상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클래리티 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스테이블코인 단순 보유에 따른 이자 지급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알레어 CEO는 "클래리티 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보다 거래소 같은 스테이블코인 유통 기업들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해당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식의 마케팅을 더 이상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클에게는 이자 지급 금지 조항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지금도 스테이블코인 보유만으로 이자를 받는 사람들의 비중이 매우 적다"고 덧붙였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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