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다 나왔다”…다주택자 매물 잠잠, 외곽은 신고가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15일, 오후 07:18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적용 기준이 5월 9일 ‘토지거래허가 신청’까지 확대되며 매도 시점에 약 3주가량 여유가 생겼지만 시장에서는 기대했던 추가 매물 출회가 제한적인 모습이다. 당초 4월 중순 이전 매도 압박이 컸던 상황에서 ‘막차 매물’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매도 움직임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서초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이 표시 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1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6369건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보완책이 발표됐던 9일(7만6631건) 대비 0.3% 감소했다. 강북구는 1171건에서 1129건으로 3.6% 감소했다.

2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급매가 나왔던 강남권도 매물이 줄었다. 같은 기간 송파구는 5911건에서 5811건으로 1.7%, 서초구는 9689건에서 9598건으로 0.9% 감소했다. 강남구만 1만227건에서 1만299건으로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보완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9일 발표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적용 기준을 5월 9일 매매 계약 체결분에서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확대하면서 거래 불확실성을 줄이고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독려하는 취지였지만 시장에서는 기대와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강남3구와 용산구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이미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진된 상태로 추가 매물 출회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매도자들은 가격을 낮추기보다는 관망하거나 기존 호가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현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거래가 오히려 멈췄다는 반응도 나온다. 강남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4월 중순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가격을 낮춰 계약 직전까지 갔던 물건들이 있었는데 연장 발표 이후 집주인과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멈춘 사례가 있다”며 “계약 직전까지 간 건들도 있었는데 상황이 뒤집히면서 현장에서는 언성이 높아질 정도로 혼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강남권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하게 팔려던 물건은 3월 초까지 대부분 정리됐고 지금 남아 있는 매물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연장 발표 이후에는 굳이 지금 팔 필요 없다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오히려 매물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했다.

반면 외곽과 지역은 실수요 유입이 이어지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거래가 이어지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나타났다.

서울 관악구 낙성대현대1차(전용 136㎡)는 이달 6일 1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 2월(10억27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상승했다. 1년 전(9억7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같은 지역 힐스테이트관악뉴포레(전용 60㎡)도 지난달 18일 13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초 12억5000만원 거래가 있었지만 불과 1년 전(10억5000만원)과 비교했을 때 2억원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추가 매물 출회로 이어지기보다는 매도 압박을 완화해 관망세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이미 다주택자들이 연초 세무 상담 등을 통해 매도 여부를 결정하면서 꼭 팔아야 하는 물량은 3월 초를 전후해 상당 부분 시장에 나왔다는 설명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다주택자들은 1~2월 사이 세무 상담 등을 거쳐 매도 여부를 이미 결정한 상태”라며 “꼭 팔아야 하는 물건은 3월 초 급매로 대부분 정리됐고 현재 남아 있는 물건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반드시 팔아야 하는 상황은 아닌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장으로 매도 시점에 여유가 생기면서 오히려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추기보다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급매가 나오기보다는 거래가 지연되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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