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알루미늄 대란에…흔들리는 日 제조업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후 07:18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란 전쟁 여파로 나프타와 알루미늄 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일본 제조업이 멈출 위기에 놓였다. 의류와 기저귀 등 생활용품부터 자동차까지 전방위로 원자재값 상승 여파가 확산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0일 일본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52%를 차지하는 일본 화학소재 제조사 도레이, 미쓰비시케미컬, 데이진 3개사는 이달 들어 가격 섬유 원료 가격을 인상했다. 데이진은 폴리에스터 가격을 20% 올렸으며, 미쓰비시케미컬은 아크릴과 신축성 섬유 원료 가격을 올렸다. 도레이 역시 3대 합성섬유 전반 가격을 인상했다.

섬유 원료 제조사의 가격 인상은 생필품으로 그 여파가 번지고 있다. 원가 부담이 커지자 기저귀와 마스크 등에 사용하는 부직포 가격과 에어백용 섬유 가격도 줄줄이 인상했다. 고흡수성 수지 원료도 이달 들어 ㎏당 40엔 이상 오르면서 생리대와 반려동물용 배변시트, 기저귀 등이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일부 유통업체는 기저귀 재고를 2~3개월 치 확보한 상태지만, 공장 가동 중단 사태도 나타나고 있다. 성인용 기저귀 등을 생산하는 리브도코퍼레이션은 수요 급증 시 대응이 어렵다며 일부 제품 생산을 축소했다. 일본 최대 기저귀업체 유니참은 즉각적인 가격 계획은 없다고 밝혔으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하반기 가격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일부 기업은 가격 인상이 어려으면 용량을 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화학섬유협회는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은 결국 고객이 부담하게 될 것이다”며 “최종 제품 가격은 원재료뿐 아니라 가공·물류 비용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제품 가격 인상 폭은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본격적인 소비자 가격 상승은 수개월 뒤에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자동차 제조에 필수적인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알루미늄 가격은 t당 3557달러를 돌파해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13% 올랐다. 이에 중동산 알루미늄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일본 완성차와 부품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도요타의 1차 협력사인 덴소는 지난달 말 기준 월 생산량이 약 2만 유닛 감소해 상당한 손실을 봤다. 가토 다이키 카토경금속공업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부품에 곧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지출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할 것이다”고 말했다. 중동 최대 알루미늄 생산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완전한 생산 재개에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알루미늄 산업이 전례 없는 ‘블랙홀’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의 애널리스트 니시모토 마사토시는 일본이 알루미늄 부족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고 지목하면서 동남아시아, 중국과 함께 한국도 ‘가장 큰 위험에 처한 국가군’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일본보다 수입량이 많지만 자국과 캐나다산으로 대부분을 조달해 이번 전쟁에 따른 공급망 충격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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