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대 선제 대응...'한국형 평가체계' 구축 추진"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21일, 오전 10:04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이전까지 디지털 자산 시장은 개인 중심의 위험이 큰 트레이딩 장이었지만 이제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이 진입하는 제도권, 즉 ‘제2의 페이즈(Phase 2)’로 넘어가야 할 때입니다”

패트릭 윤 한국신용평가 대표.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패트릭 윤 한국신용평가 신임 대표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크레디트 시장을 넘어 새롭게 열리고 있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신용 리스크 평가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C제일은행과 비자(Visa), 크립토닷컴 한국 대표를 거치며 전통 금융과 디지털 결제, 가상자산 생태계를 두루 경험한 이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윤 대표는 현재 디지털 자산 시장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서 투기성 자산으로 치부되던 코인 생태계가 굵직한 기관 플레이어들의 진입과 함께 질적 성장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과거 개인 위주의 디지털 자산 시장이 점차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엄격하고 객관적인 신용평가가 필수적”이라며 "기존 거래소들이 백서를 바탕으로 상장 여부를 자체 판단하던 1차원적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대표는 향후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고 있다. 실물 화폐와 가치가 연동돼 국내 금융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초기 단계부터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현재 시중은행들이 주도하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이 구성되고 있다”며 “코인이 발행되고 유통되려면 코인 자체의 신용 위험이나 뒷받침되는 예금 구조 등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관련 법안이 통과되며 법인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해외 선진 사례를 밀착 모니터링해 ‘한국형 디지털 자산 평가 방법론’을 선제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이 같은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글로벌 최고 수준인 한국의 IT 및 결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제 윤 대표는 최근 국내 주요 핀테크 및 결제 네트워크 기업들과 잇달아 접촉하며 다각적인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적 수준의 탄탄한 디지털 결제망이 보급돼 있다”며 “이러한 기존 인프라에 한신평의 차별화된 평가 기술과 잣대만 제대로 융합된다면, 발 빠르게 국내 디지털 결제 생태계의 기반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단순한 신용평가 기관의 한계를 넘어 미래 디지털 결제 생태계의 새로운 표준을 직접 설계하겠다는 파격적 행보다.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토큰증권(STO) 시장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실물 자산을 조각투자하던 단계를 넘어, 기업의 전통적인 자금 조달 수단인 채권 영역까지 빠르게 디지털화되는 흐름을 정조준한 것이다.

윤 대표는 “기존 채권 발행 프로세스의 토큰화도 머지않았다”며 “향후 시장에 쏟아질 디지털 채권과 관련 자산에 대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체계 구축은 물론, 새로운 리스크 영역을 평가할 수 있는 한신평만의 차별화된 방법론을 가장 먼저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표는 새로운 디지털 자산 평가 시장이 특정 업체의 독점으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했다. 초기 산업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단일 기관의 잣대에 의존하기보다, 객관적이고 건전한 경쟁 구도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평가 시장이 독점화돼서는 안 된다”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탑2’, ‘탑3’ 등 다양한 선택권이 보장되는 복수 평가 체제가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한신평 내부 역량 강화는 물론 관련 분야의 최고 인재들을 공격적으로 모셔 오겠다”며 “한신평 출신이라면 어디서든 환영받을 수 있도록 개인과 회사가 함께 훌륭하게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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