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팔자” 1500원대 환율에 지난달 외화예금 23조 빠져…역대 최대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4월 22일, 오전 12:01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국내 기업과 개인은 보유하고 있던 달러 예금을 대거 내다 팔았다.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서면서 달러 예금을 환전해 차익을 실현하거나, 달러를 팔아 원화 자금 수요를 메우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난 것이다.

(사진= AFP)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1021억 7000만달러로, 한 달 전(1175억 3000만달러)보다 153억 7000만달러 줄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23조원 규모가 한 달 새 빠져나간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 감소다. 달러화 예금과 기업예금을 중심으로 외화예금이 크게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월말 기준 환율이 2월 1439.7원에서 3월 1530.1원으로 크게 오르면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도 상당히 줄었는데, 환율이 오르니 예탁금으로 넣어두기 보단 원화로 환전하는 이익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자료= 한국은행)
지난달 거래량을 반영한 평균 환율은 1491.15원으로 1500원에 육박했으며, 2월 평균(1449.24원)보다 2.9%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는 최고 1530.1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통화별로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달러화 예금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달러화 예금은 한 달 새 103억 6000만달러가 줄어들며 전체 감소세를 주도했다.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수출입 기업들은 결제 대금 지급 등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내놨고, 개인들 역시 환차익을 노리고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주요 통화들도 일제히 감소했다. 유로화 예금은 일부 기업이 해외 모기업으로 정산대금을 한번에 송금하면서 32억 8000만달러 감소했으며, 엔화 예금은 14억 9000만달러 줄었다.

주요 통화 외화예금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배경에는 계절적 요인도 있다. 국내 거래처의 원화대금 결제와 3월 말 법인세 납부 등 기업의 원화 수요가 늘면서다.

(자료= 한국은행)
예금 주체별로 보면 기업이 ‘달러 빼기’를 주도했다. 3월 말 기준 기업예금 잔액은 868억달러로 전월(1002억 3000만달러)보다 134억 3000만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개인예금은 173억 1000만달러에서 153억 7000만달러로 19억 3000만달러 줄었다. 지난달 전체 거주자외화예금 감소분의 약 87%가 기업에서 나왔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과 외국은행 지점 모두 외화예금이 감소했다. 국내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872억 4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113억 6000만달러 줄었고, 외국은행 지점 예금 잔액은 189억 4000만달러에서 149억 3000만달러로 40억달러 감소했다. 전체 잔액 중 국내은행 비중은 85.4%, 외은지점 비중은 14.6%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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