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전날 신규 상장 코인 '펄(PRL)'의 유통량 의혹을 근거로 거래 개시 시점을 연기했다. 업비트 공지사항 갈무리.
국내 양대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이 신규 상장 코인의 '유통량 의혹'을 이유로 거래 개시 시점을 늦추는 일이 벌어졌다.
그간 유통량 관련 의혹으로 유의종목을 지정한 사례는 있었으나 상장 전부터 의혹만으로 거래 개시를 미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소 심사 체계가 한층 엄격해졌다는 평가와 함께, 상장 직전에서야 문제가 불거진 점을 두고 사전 검증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팀 물량 매도" 의혹에…2시간 30분 거래 미룬 '업빗썸'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업비트와 빗썸은 가상자산 '펄(PRL)'을 상장하는 과정에서 유통량 관련 의혹을 인지, 거래 개시 시점을 늦췄다.
당초 업비트는 오후 5시 30분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거래 개시 5분 전이었던 오후 5시 25분 업비트는 "현재 유통량 관련 이슈가 확인돼 프로젝트 측에 소명을 요청한 상태이며, 해당 내용에 대한 확인이 완료될 때까지 거래 지원 개시를 연기한다"고 재공지했다.
또 오후 8시 30분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었던 빗썸도 같은 이유로 거래 개시를 미룬다고 공지했다.
거래소들이 밝힌 '유통량 이슈'는 펄 프로젝트 팀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토큰 물량이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매도되며 불거졌다.
이날 펄이 국내 대형 거래소들에 동시 상장된다는 소식에 해외 거래소에서 펄 가격이 전날 대비 50% 이상 크게 뛰었다. 가격이 상승하자, 펄 프로젝트 팀과 연관된 지갑에서 탈중앙화거래소(DEX)로 토큰이 이동한 뒤 매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투자자 커뮤니티 등에서는 펄 측이 상장 전 '팀 물량'을 매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업비트와 빗썸도 이 같은 의혹을 인지하고 펄 팀에 소명을 요구했다. 펄 측은 팀 물량이 매도된 것이 아니며 해외 인력 업체, 마케팅 에이전시 등으로 이뤄진 '에코시스템(생태계) 파트너'들이 토큰을 판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팀 물량에는 '락업(보호 예수)'이 걸려 있으나 에코시스템 파트너용으로 배분된 물량에는 '락업'이 없어 토큰 매도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비트는 "이슈된 물량은 에코시스템 파트너용 할당 물량으로, 유통 스케줄 범위 이내의 유통량이 매도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상기 검증을 통해 유통량 이슈가 해소됐다고 판단해 펄(PRL)의 거래 지원 개시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후 업비트는 오후 7시 50분에, 빗썸은 오후 11시에 거래를 개시했다.
유통량 의혹으로 거래 연기 '이례적'…"상장 취소는 힘들 것" 의견도
그간 유통량 이슈를 이유로 상장된 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거나, 상장 폐지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상장 자체를 미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거래소의 심사 과정이 촘촘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비슷한 의혹이 있던 코인들은 많았다. 상장 전에 가격이 급등했다가 떨어지면 팀이 물량을 처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늘 있었다"며 거래소들의 대응이 이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커뮤니티에서도 제기되는 의혹을 거래소들은 왜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사전 심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소명이 충분하지 않았더라도 상장 자체를 취소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이번 사례에서는 프로젝트 팀의 소명으로 문제가 해소됐지만, 소명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거래소들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리서치센터장은 "업비트 입장에서는 상장 공지를 완료한 이후곧바로 상장을 취소하면 상장 심사가 미흡했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업비트가 이를 이유로 상장을 취소했다면, 의혹이 생길 때마다 같은 기준을 소급 적용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