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사이트 로고.
가상자산(디지털자산) 시장에서 많이 쓰이는 말 중 '메타'라는 말이 있습니다. '코인 메타'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특정 시기에 가상자산 시장을 주도하는 테마 또는 트렌드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사실 '메타'는 주로 상승장에서 많이 쓰이지만, 요즘 같이 조용한 장세에도 트렌드는 있습니다. 요즘 들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부쩍 많이 언급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결제'가 바로 그 트렌드입니다.
AI 에이전트란 사용자를 대신해 주어진 목표에 따라 과제를 완수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의미합니다. 일명 'AI 비서'죠. 올해 들어 이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되면서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물건을 사고, 결제까지 맡아서 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AI 에이전트 결제가 가상자산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답은 '결제 수단'에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들이 사용자를 대신해 결제를 할 때 결제 수단으로 가상자산,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이번 <코인사이트>에서는 AI 에이전트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것이란 전망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또 이 AI 에이전트 결제가 왜 올해 시장 '메타'로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코인베이스가 쏜 공…"AI 시대 결제 수단은 스테이블코인"
코인베이스의 x402 프로토콜 로고.
우선 AI 에이전트 결제를 떠올리면 'x402 프로토콜'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코인베이스가 쏜 공이 스테이블코인을 AI 에이전트 시대의 결제 수단으로 끌어올렸거든요.
x402는 지난해 5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자사 블로그에'x402를 소개합니다: 인터넷 네이티브 시대의 새로운 결제 표준'이라는 글을 올리며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코인베이스는 인터넷상 결제 방식이 여전히 복잡하다고 봤습니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나라마다 주로 쓰이는 서비스가 달라 국경간 결제에 제한이 있었고요. 카드 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신용카드는 당연히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별 문제 없이 결제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AI 에이전트가 인간을 대신해 결제하는 시대가 오면 상황은 꼬일 수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결제를 도맡게 되면 국경간 결제는 기본이고, 데이터나 콘텐츠를 끌어오는 데도 결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초소액 결제도 가능해야 합니다. 당연히 기존 결제 방식으로는 이 같은 시대에 대비하기 힘듭니다.
여기서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합니다. 수수료도 적고, 국경간 결제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수수료가 적은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많이 나와서 가상자산으로 결제를 해도 수수료가 1센트 미만인 시대가 도래했습니다.또 가상자산은 원래 국경간 결제가 '디폴트'이고요.
블록체인상 스마트콘트랙트를 이용해 결제 조건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조건에 부합하면 결제하라'는 명령문을 설계할 수 있는 것입니다.AI 에이전트 결제 수단으로 쓰이기에 가상자산보다 적합한 게 없는 셈이죠. 그 중에서도 가치가 일정한 스테이블코인이 '베스트'일 겁니다.
그래서 코인베이스는 이미 존재하는 402 코드를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상용화하기로 했습니다.x402를 사용하면 AI 에이전트가 HTTP를 통해 각종 서비스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결제할 수 있게끔 한 것입니다.
코인베이스의 문제의식에 공감한 기업들도 일제히 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대기업에 국내 기업 카카오페이까지 합류한 'x402 재단'까지 만들어졌습니다.
AI 에이전트 결제 시장 노리는 블록체인 기업들…앞서 나가는 리플
이렇게 대기업들이 일제히 주목하기 시작하니 블록체인 기업들도 이 분야를 놓칠 수 없었을 겁니다.
특히 2024년부터 이어진 스테이블코인 열풍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예를 들어 '리플'만 해도 2024년 12월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출시했죠. 수이도 올해 초 스테이블코인 '수이 달러'를 출시했고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기업들은 결국 그 코인이 많이 쓰여야 성공할 수 있는데, 때마침 부상한 'AI 에이전트 결제'는 이들이 활용하기 딱 좋은 테마였습니다. AI 에이전트 시대엔 인터넷상 결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많은 거래량·국경간 결제·초소액 결제까지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스테이블코인이 유일하다며 어필하기 시작했죠.
급기야 리플은 AI 에이전트를 위한 결제 시스템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투자까지 했습니다. 올해 3월 리플은 AI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 스타트업인 't54'의 시드 투자에 참여했고, t54는 HTTP 402 코드를 이용해 AI 에이전트가 XRP 및 RLUSD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유명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까지 AI 에이전트 시장에 뛰어들면서, AI 에이전트 결제가 새로운 시장 '메타'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AI, 스테이블코인 거친 다음 메타는 'AI 에이전트 결제'
AI 에이전트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는 과정을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자료.
여기에 내러티브 면에서도 AI 에이전트 결제는 다음 '메타'가 되기에 적합했습니다.
2024년 가상자산 시장이 가장 주목한 건 AI와 블록체인 기술간 결합이었습니다. 그 해 '챗지피티(ChatGPT)'로 AI 붐이 일면서 니어프로토콜, 월드코인 같은 AI 테마 가상자산이 큰 인기를 얻었죠.
2025년 가상자산 시장이 가장 주목한 건 스테이블코인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 법'이 통과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규제 논의가 있었고,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에서만 쓰이는 것을 넘어 세계 각국에서 보편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2년간 시장을 이끌었던 두 내러티브가 만나는 지점이 AI 에이전트 결제입니다. AI 에이전트의 기술적 완성도는 높이고, 스테이블코인의 사용량까지 늘리는 '윈-윈(Win-Win)' 전략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의 메타는 한 번 '반짝' 하고 저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체불가능토큰(NFT)이나, 밈코인이 대표적인데요. 이런 테마들과는 달리 Ai 에이전트와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어느 정도 쓰이고 있기 때문에, 장기 전망 또한 밝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AI 에이전트 결제'가 완전한 일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hyun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