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황산 수출 통제에…전 세계 비료·구리·니켈 전방위 압박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5월 10일, 오후 07:11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이 이달 들어 기초 화학물질인 황산 수출을 통제하면서 전 세계 금속과 비료 생산부터 반도체 제조, 제지 생산과 상수도 처리까지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멕시코의 한 구리광산에 웅덩이를 파 황산을 저장해둔 모습.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이란 전쟁과 중국의 수출통제로 황산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황산은 중국을 필두로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란, 쿠웨이트 등이 생산한다. 황산은 원유·천연가스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원료나 구리·납·아연·니켈 등 비철금속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를 회수해 만든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 국가의 황산 수출이 차질을 빚자 수급 불안을 우려한 세계 최대 황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이달부터 황산 수출 통제에 나섰다. 중국 철강정보업체 마이스틸에 따르면 황산 수출 가격은 t(톤)당 1780~2100위안(약 38만~45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폭등했다.

황산은 부식성이 강해 저장이 어렵고 운반 비용도 비싸 통상 대량 재고를 비축해두지 않는다. 기업들은 길어야 한 달 치 정도를 비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 폐쇄뿐 아니라 철도 파업만 있더라도 황산 공급망은 즉각 영향을 받는다. 황산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학물질로, 비료 생산부터 구리와 기타 금속 추출, 목재 펄프 제조, 고무 가황 처리, 도시 상수도 처리, 반도체와 배터리 제조, 가죽 무두질까지 광범위한 산업에 쓰인다. 일례로 설탕이 든 음료에 신맛을 더하는 구연산과 제습제에 사용하는 실리카겔에도 황산이 들어간다. 브라질 등 당장 파종기를 앞둔 주요 식량 생산국에선 인산염 비료를 구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금속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으로 중국산 황산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칠레에서는 황산 가격이 전쟁 이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인도네시아에서도 황산 가격이 80% 이상 상승해 니켈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미국은 직접 황을 생산하는데다 멕시코와 캐나다 등에서도 황을 수입해 아직 황산 대란에서 비껴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와 자동차, 전선, 회로기판, 변압기 등 전기 부품 핵심 원자재인 구리 생산량이 감소하면 제조업 연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WSJ은 “황산 가격이 사상 최고치인 현재 가격을 넘어서면 세계 구리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