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성수4지구에서는 대우건설이 조합에 ‘CD금리 -0.5%’ 조건을 제시했다. 다만 조합 측이 재입찰 과정에서 ‘사업비 조달과정에서 은행 금리보다 낮은 금리 제공 금지’ 조건을 내걸으며 해당 조건은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분담금’이 조합원들의 가장 큰 시공사 선정 기준으로 떠오르며 시공사들의 ‘금융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마이너스 금리’ 조건의 경우 조합원들 입장에서 공사비부터 이주비까지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최근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에서 사업성이 높은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대거 시장으로 나오며 건설사들 간의 ‘출혈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 같은 ‘금리 인하’ 조건은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도시 및 환경주거정비법(도정법)에 따르면 시공사는 이사비·이주비 등 시공과 관련 없는 사항에 대해 재산상 이익을 제공할 경우 과징금 부과나 시공사 선정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국토교통부의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도 시공사가 금융기관 대출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서초구청이 신반포19·25차 조합에 사업비 대여 금리 조건이 금융사 대출금리보다 낮을 경우 차액은 재산상 이익으로 간주돼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시공사가 선정된 이후 구청에서 해당 조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면 사업 중단으로 인한 분담금 부담은 조합원에게 온전히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성수4지구에서 은행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지 말라고 입찰 조건을 낸 것은 이러한 위험 때문”이라며 “추후 인허가 과정에서 구청에서 문제를 제기할 경우 사업이 무기한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건설업계는 이러한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주비 대출 규제와 높은 공사비라는 장벽에서 압여목성과 같은 대형 사업지를 따내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줄여주는 금융 조건이 가장 매력적인 영업 전략이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사업지에 들어가는 것이 추후 수주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현재 조합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금융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가 나서 현재 포괄적 규제를 하고 있는 해당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유권해석을 담은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 포괄적 규제로는 늘어나는 대형 정비사업에 대한 분쟁 요소를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건설사들도 더욱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내세울 텐데 이와 관련한 국토교통부의 명확한 해석과 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