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국토교통부 브리핑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 ‘세 낀 매매’를 허용하겠다고 밝히자 기자들은 전월세 시장 불안 가능성을 물었다.
답변은 세입자가 거주 중인 집이 매매로 나오면 전월세 공급은 줄지만, 반대로 무주택자가 그 집을 매수하면 전월세 수요도 함께 줄어들어 괜찮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전세와 매매는 가격대가 다른데 단순히 ‘+1, -1’ 구조로 설명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이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매와 전월세 가격 차이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며 “주변 지역 전월세로 살다가 매수하고 싶을 때 가격대를 봐서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답했다. 서울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우면 결국 더 저렴한 외곽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세난과 주거 수준 하향은 정책 부작용이 아니라 세입자들의 ‘선택 문제’로 떠넘겼다.
실제 구로구 한 아파트(84㎡) 매매가는 7억원대, 전세는 4억원대다. 같은 평형대에서 전세 수요자가 매매로 이동하려면 더 저렴한 외곽 지역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특히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는 전세와 매매 수요를 동일 선상에서 보기 더욱 어렵다.
정부의 말처럼 전월세시장을 단순한 ‘선택 문제’로 보기에는 현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세 매물이 씨가 말라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매물이 ‘0건’인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월 둘째 주 0.28% 오르며 2015년 11월 둘째 주(0.31%)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다주택자 규제, 대출 제한 등 강남 집값 억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임대차 시장이 함께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규제와 등록임대 축소 등이 누적되면서 민간 임대 공급 기반이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세 공급 기반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것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다. 매물 감소로 전셋값이 오르면 결국 매매가격도 자극받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추가 규제 시그널이 아니다. 민간 임대 공급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줄어드는 입주물량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다. 정부가 계속 강남 집값만 바라보고 있다면 다음 위기의 진앙은 매매시장이 아닌 전월세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매매와 전세, 월세가 동시에 급등하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18일 서울시내의 한 공인중개사에 매물현황이 붙어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